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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햄버거매장 “fu*king” 동심 망친다

김유진 기자 yj0120yj@cstimes.com 기사 출고: 2016년 08월 01일 오전 7시 38분
   
 

[컨슈머타임스 김유진 기자] “니 말대로면 넌 innocent 난 fucking crazy”(니 말대로면 넌 죄가 없고 나만 완전 미친거지)

최근 가수 윤하가 발표한 신곡 ‘알아듣겠지’의 일부 가사 내용이다. 며칠 전 한 햄버거가게에서 끼니를 챙기던 중 매장에서 흘러 나오는 이 노래를 처음 접했다. 이어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이 끝난 ‘쇼미더머니5’ 힙합 음악도 연이어 흘러 나왔다.

욕을 영어로 포장한 가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매장 직원이 센 가사를 좋아하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찰나였다. 옆 테이블에서 햄버거를 먹던 초등학생이 부모님께 노래에서 욕을 들었다며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게 됐다. 상기된 부모님의 표정이 잊혀지질 않는다.

아차 싶었다. 과열경지에 오른 영어 사교육이 낳은 부작용인가.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가사를 솔직하게 내뱉는 대중가요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기자 또한 ‘센 가사 음악’의 열열한 팬이다. 대신 모두에게 들려주는 배경음악을 본인에 취향에 맞게 선곡한 매장의 이기심은 지적하고 싶다.

사실 유통업계에서 ‘배경음악’은 매우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다. 소비자에게 지갑을 열게 함은 물론 구매 심리를 더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심리자극’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례로 홈쇼핑을 보다가 전화기를 들고 살까말까를 고민할 그 찰나에 배경음악은 소비자의 손을 움직이게 하는 ‘실질구매’를 구현해낸다.

지난해 GS홈쇼핑은 씨스타의 ‘Shake it’을 소비심리 자극 1위곡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태우의 ‘high high’ 또한 홈쇼핑에서 소비자극을 주는 음악으로 유명하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비싼 레스토랑에서 먹는 코스요리에는 가사가 없고 느린 템포의 클래식이, 점심시간에 주로 찾게 되는 사람이 북적거리는 한식집에는 빠른 템포의 가요가 나오는 이유는 소비자의 ‘섭취 속도’에 자극을 주기 위함이다.

국내 백화점은 보다 적극적으로 ‘사운드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 통합 방송센터를 통해 모든 점포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통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통합운영센터에서 배경음악을 내보낸다.

백화점에서는 상품구성별, 날씨별로 배경음악이 나뉜다. 남성복과 여성복에, 비오는 날과 맑은 날의 선곡이 다르다는 의미다. 음악으로 자극하는 소비심리는 곧 매출과도 직결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소비할 때 흘러듣는 배경음악.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적어도 초등학생이 많이 몰리는 햄버거집에는 욕이 흘러나오지 않는 음악을, 어떤 소비를 하게 되는 곳이든 소비타깃을 한번 더 고려한 음악을 선곡하는 것은 어떨까.

작은 배려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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