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등 내부는 '미로'… 불나면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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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 등 내부는 '미로'… 불나면 '무방비'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8월 30일 0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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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 실내 좁고 꼬불꼬불… 불의 사고땐 인파 몰려 2차 피해 불보듯
 ▲ 화재가 발생한 전주 롯데시네마 내부도(우)

롯데시네마, CJ CGV,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내부 구조가 사실상 '미로'와 다름 없어
화재 발생시 인사사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좁은 통로에 관객이 동시에 몰릴 경우 압사사고 등이 우려되지만 건물 구조상 대피로를 추가로 확보할 수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업체 "소방법상 문제 없어…직원 화재교육 실시"

A씨는 최근 가족들과 함께 전북 전주시 서신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를 보던 중 A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상영 중인 영화 화면이 갑자기 정지한 것. 처음에는 극장 측의 단순 실수라고 생각했지만 상영관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게 된 A씨는 아이들과 함께 대피를 시작했다. 영화관 복도는 조명이 꺼져 어두웠다. 관객들이 몰려 나오면서 좁은 복도는 금세 혼잡해졌다.

A씨는 "어두운 복도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다"며 "다행히 관객들이 서로 침착함을 독려해 큰 불상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지나다니던 긴 영화관 복도에 당황한 인파가 몰리자 매우 위험했다"고 덧붙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복합상영관들은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돼 있다. 다중이용업소는 영업 과정 중 화재 등 재난발생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업소를 지칭한다.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지속적으로 대형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올해 4월 감사원은 '대형화재 대응 및 관리체계 구축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영화관을 포함한 다중이용업소들의 부족한 화재예방 능력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전주 롯데시네마 화재 사건이 발생한 후 상영관에서 출구로 연결된 퇴장로가 압사사고 등 2차 피해의 원인이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 업체들은 입장로는 매표소와 가깝게 연결해둔 반면 퇴장로는 상영관 주변을 돌아나가게 연결해 뒀기 때문.

업체들은 소방법에 의거 영화관을 증축해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임성규 롯데시네마 홍보팀장은 "영화관을 개관할 때 소방법에 따라 시설을 점검 받고 분기에 한번씩 필증을 받고 있다"며 "출구는 관객의 동선에 따라 (상영관 주변으로) 만들었지만 화재 발생시 이용할 수 있는 여러 방향의 비상구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희 CJ CGV 홍보팀 과장은 "대학로점은 독립극장이었던 곳을 극장으로 만들어 입∙출구가 좁지만 영등포, 왕십리 점 등은 입장로, 퇴장로 공간인 모두 넓은 수준"이라며 "직원들 화재예방 교육 역시 1주일에 한번씩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평소 안전한 퇴장로, 위급상황에 '돌변'

영화관 현장 직원들은 근속기간이 짧은 파트타임이 대다수다. 직원들의 소방교육만으로 몰려드는 인파를 막기 어렵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상영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극장의 내부 구조상 인재사고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순탁 서울소방재난본부 예방팀장은 "영화관 내부에 유도등이 설치돼 있지만 7~8관에서 사람들이 대피한다면 2차 피해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는 단순히 극장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다중이용업소가 가진 문제"라고 말했다.

서 팀장은 "화재에 직면하면 일반적으로 패닉 상태가 온다"며 "현행법상 영화관의 건축 구조를 제재할 수 없지만 영화관을 건축 할 경우 퇴장로를 출구와 가까운 직선 방향으로 내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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