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은행들이 SK텔레콤 유심(USIM) 해킹 사태 대응에 나섰다. 유심 정보 해킹 사고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면인증을 추가 도입하는 등 보안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29일 주요 금융지주들은 은행을 비롯한 계열사에 이상징후 모니터링 수위를 높일 것을 지시했다.
특히 지난 주말 보험업권에서 IT자원 해킹 문제까지 불거지며 보안 관련 경각심은 고조되고 있다.
신한지주는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 인증 방식 및 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했고, 하나금융은 향후 보안 피해 사태를 대비해 모든 영역에서 이상징후를 주시하고 있다.
우리금융과 KB금융도 전자금융침해 대비 사이버 보안 위협 대응 체계를 격상하고 보안 관제를 강화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SK텔레콤 가입자에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 안면 인식 등 추가 절차를 마련했다. 30일부터는 SKT 이용 고객 대상 하나원큐 신규 거래 시 휴대폰 본인확인 외 계좌 비밀번호 확인 등 추가 인증과 함께 신분증 제출도 필수로 적용한다.
앞서 KB국민은행도 전날 오후 5시부터 SK텔레콤 이용자에 한해 인증서 발급 등 주요 금융 거래를 하려면 기존 인증 절차에 더해 화상 얼굴 인증까지 거치도록 보안 시스템을 강화했다.
아울러 개인정보 유출사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할 수 있는 '비상대응TF' 를 꾸려 유사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SK텔레콤을 포함, 통신사와 관계없이 고객이 기존 등록 휴대전화와 다른 기기로 전자금융 거래를 시도할 경우 얼굴 인식 인증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대포폰(명의도용 등 불법 개통 전화)을 통한 인증서 부정 발급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은행권 최초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모바일안심플러스' 서비스를 인증서 발급 단계에서 필수 적용하는 체계도 개발 중이다.
NH농협은행도 이미 전체 시스템에 대해 악성코드를 점검을 마쳤으며, 서비스에 대한 보안관제와 대응체계를 격상시켰다. 유심 관련 사기로 의심되는 거래 건은 우선 모니터링하고 고객에게 직접 전화하는 아웃콜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이상 거래탐지시스템(FDS) 강화 차원에서 얼굴 인증 적용 확대를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 등 당국도 은행권에 보안 체계 강화를 주문했다. 휴대전화 본인인증이나 문자메시지만으로 인증이 완료되는 경우 추가 인증수단을 도입하라는 당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체인식 보편화에 따라 유심 해킹으로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만, 전례없던 대규모 해킹 사태로 전 금융권의 경계심이 최고 수준으로 유지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전문가들 역시 금융권 다수가 다중 보안 체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유심 정보 해킹만으로는 금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피해 가능성을 원천차단하기 위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피해사례가 확인·접수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금융권 상황을 정밀 모니터링 중이고, 필요시 추가 조처를 즉각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