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영세 소상공인은 무덤…주변상권 매출 급감에 개점휴업"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무신사와 다이소가 '문어발식' 확장 전략에 몰두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만큼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그만큼 소상공인들의 원성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운영하는 편집숍 29CM(이십구센티미터)는 사실상 쿠팡이나 네이버와 같은 종합 온라인 쇼핑몰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플랫폼은 2011년 라이프스타일 전문몰로 출발해 무신사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패션 중심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했다.
현재 의류부터 가구, 전기·전자제품, 화장품, 식품, 티켓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의 만물상이 됐다.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기세도 무섭다.
무신사의 자체 패션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는 2021년 서울 홍대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늘려 이달 현재 2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서울·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2023년 이후에는 부산, 대구까지 영역을 넓혔다.

29CM도 오프라인 영토로 들어와 더현대 서울·대구, 현대백화점 판교점, 이구홈 성수, 이구성수 등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이소도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며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옴니채널'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15일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 모습.
무신사와 다이소는 이러한 사업 확장으로 지난해 나란히 연간 최대 실적을 거뒀다.
무신사는 연결기준 매출이 1조2천억원으로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거래액은 4조5천억원에 달한다.
다이소도 지난해 3조9천689억원의 매출을 올려 연 매출 4조원 기록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무신사와 다이소의 폭풍 성장의 그늘도 짙어졌다. 당장 영세한 소상공인들이 생존의 벼랑 끝에 섰다.
특히 지방 상권의 위기감이 크다.
대구 핵심 상권인 동성로에는 지난 2023년 한 달 간격으로 무신사 스탠다드와 무신사 스토어 대구가 잇따라 문을 열었다. 두 매장 사이의 거리는 200m가 채 안 된다.
무신사의 대형 매장이 들어선 이후 주변 패션 상점들은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다이소와 무신사가 핵심 사업 영역으로 삼는 문구업도 소상공인의 무덤으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