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알고서 기업회생 절차를 미리 준비해왔다는 금융감독원 발표에 반박했다.
홈플러스와 MBK는 24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선제적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홈플러스와 MBK가 회생신청을 미리 예정하고 있으면서 2월 25일 매입채무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가 발행되도록 한 것 아니냐'는 부정거래 혐의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홈플러스와 MBK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전에 하락을 인지한 점과 상당 기간 전부터 기업회생 신청을 계획한 점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1일 '홈플러스 사태' 관련자들을 패스트트랙(긴급 조치) 형식으로 검찰에 통보했다"며 "최소 다음 달 말까지 홈플러스 사태 태스크포스(TF)를 지속 가동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MBK 검사 및 홈플러스 회계 감리 등을 통해 제기된 불법 의혹을 지속적으로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을 전혀 예견하지 못했고, 회생절차도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경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하락 예정 사실을 최초 통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의신청을 준비해 2월 26일 오후 2시경 한기평 담당자들을 면담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측은 "주주사인 MBK의 홈플러스에 대한 1000억원 상당의 자금보충약정과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상환 조건 변경에 따른 부채비율 저감효과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고 설명했다"며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했다면, 이 같은 자금보충약정과 상환전환우선주 조건 변경은 2025년 2월 신용 정기평성 심사 이전에 제시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월 25일 예정통지를 받은 후에야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예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주장이다.
이후 2월 27일 오후 신용등급 하락이 확정됐고 28일 오후 ABSTB 및 기업어음 발행사인 신영증권으로부터 하락한 신용등급으로는 기존 융통해오던 단기 운전 자금 규모의 40% 정도 밖에 구할 수 없다는 점을 전달받았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 2025년 5월말이면 대규모 현금 부족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 2월 28일 오후 회생신청 서류작업을 위한 실무에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와 MBK는 2월 25일 ABSTB 발행·판매 및 재판매의 거래당사자가 아니며, 해당 거래에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ABSTB는 신영증권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카드사들로부터 홈플러스의 상품거래 카드 채권을 실질적으로 인수한 후, 투자자에게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이다.
신영증권이 설립한 SPC의 카드대금 지급채권 참가 거래나 SPC의 ABSTB 발행 거래, ABSTB 인수인의 재판매 거래 등에 홈플러스는 관여할 수도 없었고, 실제로 관여한 사실도 없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측은 "상품대금 지급을 위해 신용카드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과 단기 자금 운영 계획을 위해 ABSTB의 발행 주체인 신영증권으로부터 발행 규모(채권 수요)에 대해 사전에 확인을 받기만 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월 25일 ABSTB 발행과 관련, 홈플러스는 기존과 동일하게 신영증권으로부터 그 하루 전인 2월 24일에 ABSTB 발행 규모, 거래조건 등에 대해서 확인 받았다. 이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최초 예비 통지를 받기 하루 전이다. 신영증권은 예정대로 2월 25일 ABSTB를 발행했다.
홈플러스 측은 "MBK는 홈플러스로부터 ABSTB의 발행 규모 등에 대해 정보를 받았을 뿐이며 ABSTB의 발행과 관련해 어떠한 의사결정이나 경영진에 대한 지시를 하지 않았으며 관여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