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 극복을 위한 전환기에 접어들면서 완성차 업계는 △고성능 △공간 △다양화 전략으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분기 전기차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3만4550대를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친환경차 내수 증가율인 21.1%를 웃도는 수치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전기차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기존의 '친환경'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고성능, 공간 확장, 라인업 다양화 등으로 전기차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고성능 전기차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BMW는 고성능 M 시리즈를 전기차 라인업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대표모델인 'BMW i7 M70'은 660마력의 출력을 갖춘 모델로 시속 100㎞까지 3.7초 만에 도달하는 주행성능을 갖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마이바흐 EQS 680'을 통해 울트라 프리미엄 EV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차는 전기차 특성을 유지하면서 658마력, 4륜 구동 시스템, 고급 내장재를 탑재해 전동화 시대에도 '프리미엄'을 지속하려는 전략을 내세웠다.
기아는 'EV6 GT'에 이어 'EV4 GT'까지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했다. EV4 GT 모델을 통해 가속 성능과 스포츠 감성을 강조하며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전기차를 모빌리티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아이오닉9'을 통해 넓은 실내 공간을 기반으로 캠핑과 레저활동 등 자동차 공간의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고, 기아는 다목적 전기차 'PV5'를 선보이며 레저·물류·이동오피스 등 다양한 용도의 '생활형 모빌리티'를 제시했다.
중국 자동차업체 비야디(BYD)는 '아토3'에 차량 외부 전력 공급(V2L) 기능을 적용해 전기차에서 외부 전자기기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현대차와 기아 역시 주요 전기차 모델에 V2L 기능을 도입하며 전기차를 '이동형 전력 허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BMW는 'We are electric'라는 슬로건 아래 엔트리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2'부터 고급 세단 'i7'까지 다양한 차종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i4', 'i5' 시리즈 등을 통해서는 중간 가격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BYD는 덴자, 양왕, 포뮬러바오 등 서브 브랜드를 운영하며 다양한 차급과 용도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보급형 아토3부터 초고급 전기 SUV '양왕 얼티밋9', 오프로드 전용 '바오5'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하려는 전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은 '전기차 정체성의 재정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고성능, 공간 혁신, 라인업 확대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생활 방식의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