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익 5조 목전…'대손비용'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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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익 5조 목전…'대손비용'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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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5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기록인 2023년 1분기(4조9015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금리인하기에 은행들의 예금금리는 낮아졌지만, 대출금리는 가계대출 관리 등의 이유로 인하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서 예대금리차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에선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면 예대금리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발효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관세 폭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대손비용을 확대하게 되면 전망치보다 실적이 밑돌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863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조2915억원 대비 무려 13.33% 늘어난 규모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5933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51.87% 불어나며 4대 지주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기(1조632억원)와 비교해선 48.66%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순이익 급증 배경에는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부담이 일부 해소되면서 높은 이익증가율을 기록한 데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따라 862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뒤이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4711억원, 1조502억원으로 각각 늘어나며 전년 동기 대비 9.14%, 0.83%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우리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761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9.19% 줄어들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실적 감소 배경에는 희망퇴직과 더불어 높은 배당수익률 등이 꼽힌다. 

우리금융은 임직원 희망퇴직 일정이 작년 4분기에서 올해 1분기로 미뤄지면서 관련 비용이 올해 초에 반영된 탓이다. 여기에 높은 배당수익률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등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4대 금융지주의 호실적이 올해에도 이어진 것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안정적인 이자이익 덕분이다. 기준금리가 연속 인하했음에도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서 예대금리차를 높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가 커질수록 은행이 얻는 예대마진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 2월 기준 가계대출 평균 예대금리차는 1.57%로, 1년 전인 지난해 2월보다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금융지주가 앞으로도 호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국 불안전성과 미국발 상호관세 정책으로 인한 대내외적 변동성이 이자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수출기업이 관세 직격탄을 맞을 경우 기업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의 건전성은 악화할 수 있다. 이에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기업 여신 규모 및 연체율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리스크 확대는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대손충당금으로 인해 올 2분기부터 실적이 전망치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돈을 못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돈으로, 연체율이 늘면 대손비용 역시 늘어나게 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7%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7년 11월(0.74%)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1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에 따른 예대마진으로 실적은 안정적일 수 있으나 관세 영향을 받을 기업들의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비용 증가폭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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