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 주가가 금융감독원의 유상증자 제동에 상승 중이다.
국내 자본시장 역대 최대인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표로 시장의 관심을 끈 한화에어로는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받았다.
한화에어로는 28일 오전 9시 2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51% 오른 67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한화에어로 주가는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전날인 지난 19일 75만6000원에서 전일 66만3000원까지 12% 이상 떨어졌지만 유상증자에 제동이 걸리면서 소폭 반등중이다.
전일 금감원은 한화에어로가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중점심사절차에 따라 대면협의 등을 통해 면밀히 심사한 결과 정정 요구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유상증자 당위성, 주주 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에서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기재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는 입장문을 내고 "해당 공시는 금감원의 유상증자 서류 보완 요청으로 유상증자 시 진행되는 절차로 이해하고 있다"며 "해당 요청 사항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는 앞서 지난 20일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기업이 발행한 유상증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한화에어로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1조200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2조40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해외 지상방산·조선해양·해양방산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유럽·중동·호주·미국 등에 전략적 해외 거점을 확보할 전략을 세웠다.
한화에어로는 이를 통해 2035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티어 방산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한화에어로가 유상증자를 발표한 직후 각종 논란이 제기됐다. 회사가 밝힌 자금에 대한 사용시기가 2029년 또는 2030년까지인 장기 프로젝트로 자금 투입처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희석해 악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한화에어로의 결정을 두고 아쉬움을 표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한화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이자 국내 기업이 추진한 유상증자 중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증자"라며 "다만 2024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조40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3~4년에 걸쳐 진행될 투자 자금을 굳이 유상증자로 조달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상 및 해양 방산의 주요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조달 요구에 대응하는 전략 자체는 타당하지만, 연간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내부 자금으로도 이번 투자 규모를 소화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자금 집행이 2028년까지 4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유증보다는 점진적 조달 방식도 고려할 수 있었다"며 "증자 목적의 현실성과 긴급성이 투자심리 회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