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가 간다] '한 지붕 두 가족' 편의점 속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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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가 간다] '한 지붕 두 가족' 편의점 속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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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 CU옥정노블랜드점의 모습. [사진=김지훈 기자]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기획물 '김기자가 간다'는 경제, 산업, 사회 등 각종 이슈에 여행을 더한 현장 탐방기다. <편집자주>

◆ '한 지붕 두 가족' 편의점 속 은행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은행들은 영업점 통폐합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DGB대구 등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점포 효율화 추진에 나섰고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과 협업을 통해 금융소외 계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추세다. 

편의점 내 은행에선 △통장 개설 △현금 및 수표 입출금 △체크카드 및 보안 매체 발급 △예·적금 신규 △인터넷 뱅킹 신규·해지 △신용대출 등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 이는 대면 채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꾸준히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MZ세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용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외화 환전 서비스 이용객도 크게 늘었다. 특히 편의점 속 은행은 설이나 추석 등 연휴에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 '각양각색' 특징 있는 편의점 & 은행 

KB국민은행은 이마트24와 손잡고 금융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은행-GS25, 하나은행-CU, DGB대구은행-세븐일레븐 등도 각각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21년 업계 최초로 금융 특화 점포를 시도한 하나은행과 CU는 △CU마천파크점 △CU비산자이점 △CU갈매씨엠파크 △CU옥정노블랜드점 등을 개점했다. 신도시를 거점으로 손님맞이에 나서는 점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GS25와 GS25고한주공점, GS25영대청운로점 금융 특화 점포로 단장했다. 강원 정선 등 지역 특성상 어르신 등 은행 점포를 방문하기 힘든 외곽지역의 금융소외 계층과 영남대역 인근 청운점로를 개설하면서 MZ세대 등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모습이다. 

DGB대구은행의 경우 세븐일레븐과 협업했다. 금융 특화 점포 대구 내당역점과 대구 삼덕제일점이 있으며 은행 특색을 살려 대구 지역에 한정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이마트24는 충북 청주시 분평동에 금융 특화편의점 1호점을 오픈하며 후발주자로 나섰다. 이후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해외에선 KB국민은행의 캄보디아 자회사 'KB프라삭은행'이 프놈펜 내 이마트24 1호점에 대한 결제서비스 지원 등 확장성이 두드러졌다. 

우리은행 디지털익스프레스 광사동점. [사진=김지훈 기자]

◆ 우리은행은 동네 슈퍼마켓과 함께

우리은행은 편의점이 아닌 동네 슈퍼마켓과 손을 잡았다. 우리은행은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제휴를 맺고 경기 양주시 이마트에브리데이 광사동점 안에 은행을 비롯해 다양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해당 점포는 양주 신도시 주거지역에 위치해 다양한 고객 군이 방문하고 있으며 하루 이용 고객은 700명에 육박한다. 양사는 고객 입장에서 금융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대면 채널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편의점 공간 공유 방식보다 세븐일레븐과 제휴를 맺고 우리WON뱅킹에서 편의점 상품을 주문·배달해 주는 'My 편의점'을 은행권 최초로 출시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화상 상담과 통장 개설 등이 가능한 편의점 내 디지털 창구의 모습. [사진=김지훈 기자] 

◆ 고객과 점주의 생각은?

편의점 금융 특화 매장을 운용하는 점주와 고객 모두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젊은 고객일수록 만족도가 높았고 디지털에 취약한 노인층에선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양주에서 금융 특화 매장을 운용하는 한 점주는 "24시 ATM(자동화기기)의 경우 이용자가 매우 많지만 아직 통장을 만들거나 상담창구 등을 이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라면서 "지역과 아파트 단지 특성상 노인층보다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만큼 디지털 이용 고객은 다른 지점보다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내 은행 공간이 생기면서 인테리어로 인한 공간 효과가 두드러지고 은행을 이용하려면 무조건 편의점을 지나가야다 보니 실질적으로 은행 이용 고객이 편의점으로 유입돼 매출에도 큰 도움을 준다"라며 "점주로서 매우 만족한다"라고 덧붙였다. 

편의점 내 은행을 이용한 고객은 "직업상 근무 시간이 불규칙한데 시간 제약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편의점에서 장도 볼 수 있어 편리하다"라고 말했다.

한 노인 이용 고객은 "출금하고 편의점을 이용해서 편하기는 하지만, 결국 조작이 서툴러 은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젊은이들에겐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이용에 소극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24 캄보디아 1호점.

◆ 해외에 국내 편의점 진출이 활발한데 은행도 함께?  

몽골,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등 국내 편의점들의 해외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처럼 은행들도 함께 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긴다.

국내 편의점 금융 특화 매장과는 차이가 있지만, KB프라삭은행은 이마트24 1호점을 시작으로 QR결제 시스템 도입, 가상계좌 서비스, 펌뱅킹 등 선진화된 K-금융 서비스를 이마트24에 순차적으로 적용해 캄보디아 지급결제 시장 내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는 편의점을 통한 해외 진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이기에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지만 해외가 되면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 말이 달라진다"라며 "실질적으로 해외 영업점 개설도 시장 조사 단계부터 해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고 있으며 승인이 쉽지 않은데, 편의점과의 운영은 해당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어디서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인데 수요도 많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진출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 다음 편이 궁금해

앞서 '육지 기준 최동단 은행'인 농협 호미곶지점을 방문한 바 있다. 이번에는 '대한민국 최북단 은행은 어디일까'라는 호기심을 품고 그곳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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