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이마트가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2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회계상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연간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하고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매출은 1.5% 감소한 29조20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940억원 개선된 471억원을 달성했다고 11일 공시했다.
통상임금 판결로 현금 유출 없이 회계상으로 인식된 퇴직 충당부채와 희망퇴직 보상금 등을 더해 2132억원에 다하는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다.
이를 제외한 이마트의 '실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72억원 증가한 2603억원을 기록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지난 1년간 진행한 강력한 쇄신과 혁신을 바탕으로 본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로 이마트 측은 분석했다.
별도 기준 연간 총매출은 16조96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218억원으로 35.2% 줄어든 66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1398억원에 이르는 퇴직충당부채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2616억원이다.
이마트가 이번 통상임금 판결로 회계상 비용인 퇴직충당부채를 상대적으로 크게 떠안은 이유는 많은 고용인력과 높은 장기 근속자 비율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업태 특성상 타 산업군 대비 직원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이마트는 경쟁사 대비 최대 2배이상 많은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말 기준 이마트 고용 인원은 2만2744명으로, 국내기업 10위권 수준이다.
또 휴일 영업에 따른 초과근로 수당과 휴일수당 비중이 높아 퇴직충당부채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도 크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퇴직충당부채 소급분은 일시에 반영했으며 올해부터는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영향은 미미해 실적 개선폭이 더욱 커질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마트의 주요 자회사들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SSG닷컴은 효율적인 프로모션, 광고수익 증가 및 물류비 절감 등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연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50억원 첫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5억원 개선된 수치로,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 의미있는 성과라는 설명이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매출 3조100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1908억원으로 510억원 늘었다. 116개 점포를 새롭게 오픈하며 점포수도 2000개를 돌파하는 등 외형 성장과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전년 대비 613억원 증가한 773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투숙률 상승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 415억원(+3.0%)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간 영업손익을 전년 대비 538억원 개선하며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했다.
이마트는 올해 본업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3곳의 신규 출점을 진행하고, 신규 점포 부지도 추가로 5개 확보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과 같은 몰타입 형태의 점포를 늘리고, 식료품을 상시 저가에 판매하느 이마트 푸드마켓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SSG닷컴과 G마켓 등 온라인은 안정적인 수익구조 구축에 힘쓸 전망이다.
SSG닷컴은 물류 체계를 개편하고, 지방권역의 새벽배송과 트레이더스의 당일배송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배송 커버리지 확대에 집중한다.
G마켓은 알리바바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중소판매자들에게 글로벌 판로 확대의 기회를 제공하고 브랜드 상품 구성에 집중하는 등 오픈마켓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본업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더욱 집중해 실질적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