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탄핵정국 등 여파에 따른 변수, 극복해야 할 숙제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한화 건설부문(이하 한화건설)의 역점사업들이 순항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승모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서울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이 본격화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 사태 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사업을 2년여 만에 정상화되는가 하면, 시공사 해지 조치됐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의 재개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다만, '탄핵 정국'에 따른 변수는 김 대표가 극복해야 할 숙제라는 평가다.
한화건설은 12일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사업'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사업은 한화건설이 지난 2019년 수주한 사업이다. 개발계획안은 2021년 최종 확정된 바 있으나 이후 사업이 계류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2022년 9월 김승모 대표가 취임한 이후 사업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한화건설은 김 대표 취임 이후 1년여가 지난 2023년 12월 중구로부터 건축허가를 획득하더니 2023년 10월 토지매입을 위한 7400억원의 브릿지론 조달에 성공했다. 이후 올해 10월 2조1000억원 규모 본 PF 조달까지 단숨에 성공하며 5년간 계류했던 사업의 정상화를 이뤄냈다.

한화그룹의 역점사업이던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김 대표는 최근 시공사 해지 등의 갈등을 겪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의 정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6일 전자공시를 통해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와 공사 재개를 위한 변경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변경된 계약금액은 총 14조7125억원이다. 이는 최초 계약금액보다 3919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번 계약은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발효되는 만큼 향후 현지 정부의 승인을 받기 위한 작업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지난 2012년 수주한 대형 신도시 개발 사업이다. 이라크 바그다드 동남쪽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0만80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 수주 당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지 개발사업의 핵심으로 꼽힌 이 사업은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로 꼽혔다.
공사가 순항하던 중 지난 2022년 3만여 가구 공사가 완료된 시점에서 공사대금이 입금되지 않으며 사업은 삐걱거렸다. 그러나 당시 김 대표가 2022년 10월 계약해지라는 초강수를 통해 주도권을 이어나갔다.
이후 김 대표는 추가적인 미수금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이라크 관계부처와 만나 공사비 협의를 지속했고, 이번 새로운 계약을 통해 발주처 귀책사유로 인한 손실보상금까지 받아내는 성과를 얻었다.
한화건설은 이 밖에도 잠실 MICE 사업, 수서역세권 개발 등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을 앞두고 있다. 올해 임원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 속에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의 사업 안정화에 성공할 경우 김 대표의 임기 연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화 기획담당, 한화 사업지원실장, 한화큐셀코리아 대표이사, 한화 방산부문 대표 등을 거치며 그룹 내 '전략통'으로 불리는 김 대표의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최근 비상계엄 등으로 불안해진 국내 정세 등으로 인한 변수를 극복하는 것은 그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건설은 김승모 대표 이후 대형 복합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최근 어려움을 겪던 이라크 신도시 사업 역시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등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최근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국내정세 불안정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해외 대형 사업의 재개를 앞둔 만큼 이 같은 리스크 극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