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하면서 세계 10위권의 국내 첫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한다.
두 대형항공사(FSC)의 합병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커지고 운영의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운임비 상승, 소비자 편익 감소 등 독과점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2019년 국제 여객 RPK(항공편당 유상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18위, 아시아나항공은 32위를 차지했다.
두 항공사가 합병할 경우 통합 항공사는 세계 11위에 오르게 된다.
통합 항공사는 항공기 238대를 보유하고, 합산 매출은 21조1천억원에 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으로 노선과 기재 운영의 글로벌 경쟁력은 기존보다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항공정비(MRO)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등 항공산업 투자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두 회사 합병 후 이어질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합병도 중복 노선 통폐합으로 인한 비용 절감 등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유일한 대형 국적항공사라는 점에서 독과점 체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한국항공대 연구팀은 두 회사의 합병에 더해 산하 LCC 합병까지 이뤄질 경우 통합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은 73%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운임 상승과 소비자 선택권 제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항공사가 부과하는 최고 수준의 운임만 관리하고 있어 실질적인 소비자가격 감시가 어려운 상황이다. 자회사 LCC까지 통합되면 주요 노선과 선호도가 높은 스케줄을 통합 항공사가 모두 갖게 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
합병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 고용 인원은 1만90425명, 아시아나항공 8045명으로, 중복되는 업무에 대한 인원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