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풍선효과' 우려…보험업계, 대출 문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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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풍선효과' 우려…보험업계, 대출 문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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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주담대를 제한하자 보험업권을 찾는 대출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은행권이 주담대를 제한하자 보험업권을 찾는 대출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보험사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권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보험업계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출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8월 전월 대비 3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4000억원 증가했다.

보험사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이유는 지난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본격 시행되면서 은행권이 강력한 대출 조이기를 시행하면서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23일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은행권 가계대출 자율관리 강화로 인해 풍선효과가 우려됨에 따라 보험업권·저축은행업권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점검·관리하기 위해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미국 연준 기준금리 빅컷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글로벌 기준금리 피벗이 진행되며 가계부채 증가 압력이 누증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9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해서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보험·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서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에 맞지 않는 공격적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라며 "일선 창구에서 주담대 중심의 과당경쟁이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잉대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각 업권별 가계부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풍선효과가 커지는 것에 대비해 다양한 관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각 업권별로 부여된 역할이 조금씩 다른 만큼 제2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 치중하기보다는 본연의 역할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담대를 취급하는 보험사들도 보험사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대출 빗장 걸어 잠그기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 주담대 금리를 0.2%p(포인트) 높이고 지난달부터 유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 회사는 1주택자의 '갈아타기'용 대출과 일정 기간은 원금을 제외한 이자만 납부하다가 이후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거치식 대출도 실행하지 않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9월 DSR 2단계 시행 이후 주담대 신청이 급증하면서 계획 물량이 조기 소진되면서 이달부터 주담대 최저금리를 0.4%p 상향했지만, 대출 수요가 꺾이지 않으면서 11월 물량까지 소진된 상태다.

현대해상과 NH농협손해보험도 10월 주담대 계획물량 조기 소진으로 유주택자 대상 주담대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하나생명도 생활안정자금 주담대를 제외한 신규 신청은 받지 않고 있으며, KB손해보험의 경우 유주택자가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목적으로 받는 주담대 취급을 금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보험권을 찾는 대출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이 풍선효과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라며 "보험권의 경우 주담대가 활발하게 판매되는 주요 상품이 아닐뿐더러 은행권에 비해 취급 규모가 작아 계획 물량을 조기 소진한 보험사들이 신규 취급을 일부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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