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키움증권이 상장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가치 제고) 공시를 했다. 금융 당국이 준비된 기업부터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를 시작하라고 독려한 지 하루 만으로 국내 상장사 중 처음이다.
키움증권 주가는 밸류업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29일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2.94% 오른 12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키움증권이 주주환원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치면서 투자 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주가는 9만원대였지만 주주환원의지와 호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12만원대를 넘는 등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8일 '2024년 키움증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키움증권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의 상장사 밸류업 프로그램 1호 주인공이 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7일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 안내 공문을 발송하고 밸류업 공시 통합페이지를 출범했다. 기업 가치제고 계획은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자율 공시로 제출하면 된다.
상장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첫 공시는 KB금융지주였다. 다만 이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이 담긴 공시가 아니라 4분기 중 해당 내용을 마련할 것이란 예고 공시였다. 키움증권은 상장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 본 공시를 내며 '밸류업 공시 1호' 타이틀을 달게 됐다.
키움증권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향후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 15%와 주주환원율 30%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사업 부문별 전략 수립과 신규 사업 진출에도 나서기로 했다. 키움증권은 초대형IB 인가를 추진하는데, 초대형IB 인가를 받으면 자금조달 수단이 늘어나 다양한 모험자본에 투자할 수 있다.
올해 중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인가를 취득하고 향후 북미와 동남아 등 핵심 거점에 진출하겠다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투자자 소통을 강화하고 해외투자자 비중 확대, 핵심지표 공유를 통해 주주와 소통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공시는 앞서 3월 31일 발표한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구체화한 것으로 실질적인 주가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전날 상장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기업 개요, 현황 진단, 목표 설정, 계획 수립 및 이행, 소통 방안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설정 목표는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지난 3월 13일 공정공시를 통해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공시한 바 있다"며 "이번 밸류업 공시는 지난 공시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주가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의지에는 긍정적 평가를 내비쳤다. 그는 "올해 1분기 기준 별도 자기자본은 4조 4000억원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요건을 충분히 뛰어넘었다"며 "추가적인 자본확충 니즈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중기 주주 환원 정책 가시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