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 역전' 은행권, 단기 예적금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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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 역전' 은행권, 단기 예적금 경쟁 '후끈'
  • 이지영 기자 ljy@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0월 30일 0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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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초단기' 예금이 등장하는 등 단기 예적금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개월 금리가 1년 금리보다 더 높아지는 등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B스타정기예금'의 경우 6개월 만기 금리(최대우대금리 기준)를 4.08%로 하고 있다. 1년 만기 금리인 연 4.05%보다 0.03% 높다.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의 경우에도 6개월 만기 금리를 4.05%로 하고 있는데 1년 만기 이자는 3.95%다. 이밖에도 많은 은행들이 단기 예금에 고금리 전략을 내세우며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재미와 함께 저축 습관을 동시에 쌓을 수 있는 '초단기' 적금 상품도 출시하는 등 전략적인 단기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한달적금'을 출시했는데 누적 계좌 개설 수가 3일만에 44만 좌(26일 기준)를 넘어섰다.

특히 전체 고객 중 20대와 30대 비중이 절반을 넘어 MZ 재테크 족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면서 은행들은 비상에 걸렸었다. 은행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자금줄이 막혔다.

이때 은행들은 잇따라 금리가 높은 예금을 출시해 시중 자금을 모았다. 그 때 모인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자그마치 100조원의 규모다.

이에 자금 유치를 위한 은행들의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짧은 기간에도 고금리를 내세운 예금을 등장시켰다.

은행들은 자금을 운용하는 차원에서 보통 장기 상품을 선호한다. 기간이 더 긴 경우에 금리를 더 높여주는 식이다. 높은 금리를 책정해 고객의 주의를 끌어 자금을 유치할 목적이다.

6개월 만기 금리가 1년보다 더 높은 이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향후 금리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기간 높은 금리인 예금에 자금을 예치했다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까지 고금리 상품이 나타나면 언제든 갈아타겠다는 생각을 가진 수요층도 늘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은행들 역시 금리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짧은 만기 예금을 이용해 금리를 올려 돈을 굴리고 싶어하는 고객들을 붙잡아 시장에 풀리는 자금을 다시 거두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은행들 역시 계속해서 무턱대고 단기 예금들만 끌어모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금리 변동성에 대한 '불확실성' 리스크는 은행 역시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무리한 예금 유치로 경쟁을 펼쳤던 은행들은 당시 조달비용을 부담하느라 결국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곳도 있다.

때문에 한 달, 6개월, 1년 등으로 다양화된 '단기' 예적금의 출시는 만기 시기를 조정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기 도래가 전년과 같이 일제히 이뤄지게 되면 수신 경쟁을 매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분산하기 위해서다.

미국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하고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은 이처럼 단기 예금에 경쟁이 몰릴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단기상품의 금리가 높아지는 등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들의 재유치 경쟁과 고객들의 단기 상품 선호 경향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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