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박준응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8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이 보유한 회사 4곳을 누락한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해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으로부터 계열회사 현황, 친족 현황, 임원 현황, 계열회사 주주현황, 비영리법인 현황, 감사보고서 등의 지정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6년 4월 상호출자제한집단기업으로 지정된 후 같은 해 9월 지정 제외됐다가 2017년 9월 다시 지정돼 현재까지 다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위가 유지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총수인 박 회장은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2018~2021년 처남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지노모터스, 지노무역, 정진물류, 제이에스퍼시픽 등 4개사를 누락한 자료를 제출했다.
지노모터스와 지노무역은 회장의 첫째 처남이 보유한 회사다. 공정위는 첫째 처남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율 요건만으로도 계열회사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었음에도 해당 회사를 누락한 지정자료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정진물류와 제이에스퍼시픽은 둘째 처남이 보유한 회사다. 정진물류 역시 둘째 처남 일가가 지분 100% 보유한 회사다. 공정위는 2021년 지정자료 제출 당시 공정위로부터 친족 회사에 대한 계열회사 여부를 확인 요청 받은 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도 박 회장 측이 정진물류를 은폐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에 따라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공정위는 지정자료에 대하여 직접 보고받고 인감 날인과 자필서명을 해온 박 회장이 지정자료 허위 제출을 인식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점을 검찰 고발을 결정한 근거로 들었다.
또한 박 회장이 친족이 보유한 4개사에 대해 오랜 기간 인지해온 점, 누락된 회사 모두 그의 가까운 친족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라는 점, 금호석유화학 회장부속실에서 친족들이 보유한 회사 정보를 관리한 점도 함께 고려했다.
아울러 자료 제출이 누락된 회사들은 공시 의무 등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게 됐고, 일부 회사는 중소기업자 대상 세제 혜택도 받는 등 행위의 중대성이 크다고 봤다.
자진신고가 아니라 공정위가 이를 먼저 인지한 점, 계열회사 누락여부에 대해 보다 면밀히 파악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은 점도 검찰 고발의 이유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