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 회장, 대우조선해양 이어 비스마야 사업도 재진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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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 대우조선해양 이어 비스마야 사업도 재진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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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에 심혈을 기울였다.

컨슈머타임스=장용준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심혈을 기울였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된 가운데 ㈜한화 건설부문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비스마야 주택건설 사업 재개를 위한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김 회장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14조원이라는 막대한 공사비에 대한 기대 속에 시작했지만 현지와의 마찰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집중을 위해 포기한 바 있어 다시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3일 NIC와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재개 협의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가량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0만가구의 주택과 교육시설 및 병원, 경찰서, 도로 등 기반시설이 들어서는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양대축은 2012년에 수주한 △신도시 건설 공사인 'BNCP'(도급액 80억달러)와 2015년에 수주한 △사회기반시설 공사인 'Social Infra'(21억2000만달러) 프로젝트로 나뉜다.

BNCP 프로젝트는 약 10만가구 규모의 주택공사며, SI 프로젝트는 BNCP 내 인프라시설 등을 짓는 공사다.

BNCP가 2019년, SI가 2021년까지 준공 예정이었으나 이슬람국가(IS) 사태 등 불안정한 이라크 정세 및 코로나19 등으로 준공연도도 2027년까지로 연기됐다.

김 회장은 이곳을 이라크전쟁이 끝나기 2년 전부터 종전 후 대규모 복구사업을 예견하고 주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2월에는 비스마야 공사현장을 직접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행보를 보일 만큼 관심을 쏟았다.

하지만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이슬람국가(IS) 전쟁 등으로 지난 2015~2017년 사업이 지연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필수인력 700명 규모만 남기고 현장을 철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라크 내부 정치 혼란까지 거듭되면서 한화 건설부문은 대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공사 진행률은 BNCP가 44.99%, SI가 29.02%다.

한화건설은 양대 프로젝트 수주할 당시 각 프로젝트 도급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선수금으로 받았다. 아울러 지난 2019년까지 공사대금이 원활하게 회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 이후 공사대금 회수실적이 저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말 기준 한화건설(현 한화 건설부문)의 이라크 공사 관련 미수금은 6억2900만달러이며, 선수금은 6억60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뚝심과 의리 경영을 내세운 김승연 회장이 공사를 포기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은 NIC가 공사대금 지급을 지연을 넘어 한화그룹의 한화건설 합병을 반대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NIC의 동의가 필요했는데, 이에 대한 부동의 의사를 전달해 당시 한화건설이 계약해지를 결단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합병(M&A)에 전력투구하기 위해 노력하던 시기라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사업 추가 손실은 자칫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큰 몫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데 들어가야 할 자금 2조원이 계열사 6곳에서 십시일반 모여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한화 건설부문이 이에 직접적인 자금원이 되지는 않지만 대우조선 인수 후 재무구조 안정화를 목표로 해야 하는 그룹 입장에서는 위험요인을 덜어내야 할 필요가 있었기에 비스마야 사업 철수가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화는 지난해 10월 6일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아이들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내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라크는 지난 2021년 10월 총선 뒤 선거에서 진 지지자들이 결과에 불복해 시위를 이어가며 정국 혼란이 이어졌으나 지난해 10월 압둘 라티프라시아를 새 대통령을 선출하고, 대통령이 모하메드 시아 알 수다니를 새 총리로 지명하면서부터다.

이에 수하 알 나자르가 NIC 위원장에서 물러나고 살라르 모하메드 아민이 위원장 자리를 대행하면서 정국 안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이같은 배경으로 이라크 정부가 한화 건설부문과 협상해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을 재개하려 한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김승연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함께 숙원사업으로 삼았던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인 만큼 한화 건설부문이 사업 재개에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이라크 측이 먼저 제안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MOA 체결은 말 그대로 대화를 재개한다는 의미일 뿐, 사업 재개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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