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9일 '귀의 날'을 앞두고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2525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81.2%(2051명)가 이석증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이석증 환자는 여성이 1349명으로 남성(702명)의 1.9배나 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489명(23.8%)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60대(18.8%), 40대(17.7%), 30대(17.4%)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학계에서는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석증은 신체의 평형을 잡아주는 귀의 기능 이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귀의 제일 안쪽인 내이에는 세반고리관이라고 하는 반고리 모양의 작은 관이 세 개 있고, 바로 밑에 전정이라고 하는 조그만 이석기관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먼지만큼 작은 돌인 이석(耳石)이 들어 있다.
이 이석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중력의 영향으로 기울어지면서 몸의 위치정보를 뇌에 보내 몸이 평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이 이석이 제 위치에 있지 않고 반고리관으로 흘러들어가 버리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빙빙 도는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이게 바로 이석증이다.
이석증의 원인으로는 고령, 충격으로 인한 머리 외상, 기타 귀 질환 등이 꼽히는데 최근에는 스트레스도 이석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석증은 이석이 세 개의 반고리관 중 어디로 흘러들어갔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가장 흔한 증상은 누웠다 일어날 때의 어지러움이다. 다음으로는 고개 돌릴 때, 자려고 누울 때, 운동할 때 등이다.
이석증 환자 10명 중 9명은 한 번의 이석정복술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김희남 박사는 "문제는 이석증의 재발이 잦다는 점인데, 이를 피하려면 옆으로 누워 자고 1~2주는 고개를 크게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면서 "특히 치료 후 2주 동안은 수영이나 골프, 요가 등은 자제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