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넘겼더니" 현대제철, 노조 파업 리스크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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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 넘겼더니" 현대제철, 노조 파업 리스크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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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포항공장.
현대제철 포항공장.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현대제철은 힌남노 태풍으로 인한 수해 리스크를 무사히 넘기면서 타격을 입은 포스코의 대안이 될 것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노동조합의 파업 리스크에 직면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두고 철강업계에서는 철강 제품 수급 불안을 야기하는 악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한 철강재 가격 급등과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스틸플레이션(steel+inflation)'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 노사가 지난 22일로 예정됐던 제16차 교섭을 진행하지 못했다.

현대제철 노조 측은 "그간 임단협 과정에서 사측이 두세 차례 정도 교섭에 불참한 적은 있으나 15차 교섭이 진행될 동안 한 번도 교섭에 나오지 않은 전례는 없었다"며 "22일 16차 교섭도 거부할 경우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난 21일 밝힌 바 있어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하고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두고 한 번의 교섭도 진행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사측이 개별 협상을 요구하는 반면, 노조가 공동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금속노조 현대제철 5개 지회가 동일한 임금 체계가 아니다 보니 같은 임금 체계인 단위별로 묶어 임단협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과거에도 5개 지회 공동으로 임단협을 타결한 전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 공동전선을 형성한 것은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소속인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1인당 약 400만원의 격려금을 받은 만큼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제철 또한 전 직원에게 합당한 격려금 지급이 있어야 한다는 연대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직원에게 동일한 격려금을 줘야한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제철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 노조 측이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그룹의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들의 사례까지 제시하고 있어 사실상 사측이 어느 정도의 중재안을 들고 나오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변수는 최근 철강 제품 가격은 급등세라는 점이다. 일부 철강 제품의 유통 가격은 일주일 새 10%가량 올랐는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로 철강 제품 수급 차질이 빨라도 3개월은 지나야 정상화된다고 봤을 때 재고는 빠른 속도로 소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내 철강산업의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제철소가 동시에 멈춰버리는 사태가 벌어지면 자동차, 조선업 등의 전방산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면 철강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스틸플레이션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노조도 이에 대한 부담이 있다 보니 파업 돌입까지는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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