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 규모가 4조5000억원을 넘어 2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식소각과 임직원 보상을 위한 보상 목적의 자사주 처분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상장사 중 자사주 취득·처분 현황을 공시한 129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12일 밝혔다.
연도별 자사주 취득 규모는 2019년 3조6664억원에서 2020년 4조7699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3조3431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떨어지자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취득에 나서며 2020년 취득 규모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다시 회복되면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처분 규모는 2019년 1조3581억원에서 2020년 4조786억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에도 4조5118억원을 기록해 2년 새 3조원 이상 불었다.
지난해 자사주 처분 규모는 SK텔레콤(2조1522억원)이 가장 컸다. 해당 기업은 지난해 5월 주주가치 극대화를 이유로 자사주 869만주 소각을 결정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자사주 소각의 경우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주들이 보유한 기존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는 등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어 네이버(7244억원), SK하이닉스(4885억원), 이마트(1500억원), 아모레퍼시픽(143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처분 규모가 최근 2년 동안 불어난 것은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대상 보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사주 처분 규모를 목적별로 보면 주식소각의 처분 규모는 2019년 8460억원에서 2020년 1조641억원, 지난해 2조3517억원으로 2년 새 3배가량 증가했다 .
직원들 보상 목적으로 처분한 규모도 2019년 1552억원, 2020년 2467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조1016억원으로 2년 새 9464억원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SK하이닉스(4885억원), SK텔레콤(1862억원), SK이노베이션(1121억원) 등 SK그룹 계열사와 현대자동차(650억원), 기아(371억원), 현대모비스(102억원)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임직원에 대한 자사주 지급·처분 영향이 크게 반영됐다.
이외에도 사업제휴를 위한 자사주 처분 규모는 6002억원, 인수합병대가는 3320억원, 교환청구는 589억원, 재원확보는 47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