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사고 조사결과, 김상병-정이병 '계획적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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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사고 조사결과, 김상병-정이병 '계획적 범행'
  • 강윤지 기자 yjkang@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7월 07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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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강화 해병대 2사단에서 발생한 총기사건은 김모 상병과 정 모 이병의 계획적인 공모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는 이 같은 내용과 함께 김 상병의 정확한 범행 시각과 공범인 정 이병이 각각 어떤 동선으로 이동했는지에 관한 조사 결과가 담겨있었다.

김 상병은 사고 당일 오전 7시 30분께 창고에서 혼자 소주 1병을 마시고 오전 11시20∼35분께 총기를 탈취한 뒤 40∼50분께 총격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상병이 마신 소주는 이틀 전 밤 해안초소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중 편의점에서 구입해 창고에 숨겨놓은 것이었다.

이후 김 상병은 정 이병을 창고로 불러내 "000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고 처음 정 이병은 "그러지 마십시오"라고 말렸으나 자신도 평소 괴롭힘과 무시당한 것을 떠올리면서 "소초원들 다 죽이고 탈영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사람은 "지금 죽이자"며 함께 창고 밖으로 나와 고가초소 경계 근무자의 총기를 탈취하려 했지만 실패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상황실로 향했다.

초기 조사과정에서 김 상병의 총기 탈취 시간은 오전 10시~10시 20분으로 알려졌으나 김 상병은이보다 늦은 오전 11시20분∼35분께 K모 일병의 소총 및 탄약(실탄 75발, 공포탄 2발, 수류탄 1발)을 들고 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어 정 이병은 고가초소를 폭파하라는 지시와 함께 수류탄 1발을 건넨 김 상병의 말에 고가초소까지 갔지만 이내 울려퍼진 총성을 듣고는 두려운 마음에 돌아왔다. 그는 공중전화 부스 부근에서 김 상병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진 이승렬 상병을 발견하고 고가초소 근무자에게 이를 알려준 뒤 계속 피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후 김 상병은 정 이병과 만나 그가 수류탄을 터트리지 못한 것을 알고는 "너랑 나랑 같이 죽는 거다"라면서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고, 정 이병은 순간적으로 두려운 마음에 문을 열고 도망쳤다.

국방부 조사 결과 김 상병은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에서 불안ㆍ성격장애ㆍ정신분열증 등의 판정을 받았으며 '다혈질적이로 불안정, 나태하다'는 소초원들의 진술로 미뤄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김 상병은 평소 오전 취침시간에도 자지 않고 소초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병 개인 사물함에서는 자신의 신상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사고 당일 오전 7시경에도 다 함께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음악방송을 보던 중, 모 일병이 선임병과 웃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만 소외 받고 있다는 기분에 자살충동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총기사고는 김 상병 본인의 문제 외에도 후임병들이 선임병 대우를 해주지 않는 '기수열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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