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서울우유, 무리수 광고로 긁어 부스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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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서울우유, 무리수 광고로 긁어 부스럼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12월 10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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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누드모델 판촉행사 '흑역사'도 수면 위
최근 논란을 빚은 서울우유의 영상 광고(사진=유튜브 갈무리)
최근 여혐 논란을 빚은 서울우유의 영상 광고(사진=유튜브 갈무리)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유업계 1위 서울우유(조합장 문진섭)가 연달아 터진 악재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공장 철거 당시 발생한 화학물질 유출 사고에 늑장 대응한 사실이 알려져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여성을 젖소로 비유한 영상 광고를 공개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서울우유가 2000년대 초반 누드모델 행사를 진행해 논란을 빚었던 사실이 다시 회자되는 등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서울우유 제품을 사용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리스트까지 작성하는 등 불매운동이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흰우유 시장에서 서울우유는 50.2%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흰우유는 서울우유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를 뚫고 호실적도 기록했다. 매출은 1.7% 증가한 1조7548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595억원으로 전년대비 6.25%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우유가 친환경·유기농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 광고를 두고 "의도가 불순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민 우유' 이미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서울우유가 지난달 29일 유튜브 공식 채널에 게시한 '베일에 감춰져있던 그들의 정체는..?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문제였다.

다큐멘터리 느낌으로 제작된 이 영상에는 한 남성이 강원도 철원군 청정지역에서 누군가를 촬영하기 위해 탐험하는 모습이 담겼다.

흰 옷을 입은 남녀가 요가를 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그들은 청정 자연의 깨끗한 물을 마시고 친환경 유기농 식단을 고집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남성이 나뭇가지를 밟아 정체가 들통난 순간 남녀는 젖소의 모습으로 바뀐다.

당초 서울우유는 영상에 대한 감상평을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기획했지만 성난 소비자들의 반응에 영상을 내렸다.

서울우유 측은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며 영상에 여성만 나오는 것만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영상 속 모델들의 성별이 모호하게 묘사되고 나뭇잎에서 물을 받아마시는 등의 표현이 노골적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서울우유 불매는 물론 서울우유 B2B(기업간 거래)용 제품을 사용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까지 언급하며 소비를 지양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우유는 결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의 분노 수준에 비해 소극적인 대처라는 반응과 함께 과거 서울우유의 흑역사까지 수면 위로 올랐다.

서울우유는 지난 2003년 1월에도 요거트 신제품 홍보를 위해 여성 모델의 알몸에 요거트를 바르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2006년 법원은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서울우유 마케팅팀장과 모델들에게 벌금형을 내렸다.

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불쾌함을 느꼈는지 공감한다"며 "우유를 비롯한 음료 제품은 2040 여성이 타깃이기 때문에 이번 논란은 매우 치명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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