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폰 '무리수' 이벤트에 사활 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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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폰 '무리수' 이벤트에 사활 걸었나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5월 04일 0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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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형 공짜행사 취소 '굴욕'이어 4일 '또' 강행 왜?
   
 

"노이즈마케팅 효과는 거두겠지만 단숨에 삼류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

지난 3월 국내에 진출한 '세계1위'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이 초대형 '공짜이벤트'를 진행했다가 취소하는 '굴욕'을 맛본 뒤 같은 행사를 연이어 기획해 눈총을 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그루폰은 이날 하루 동안 '시크릿 메가딜'이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신규 가입회원과 기존 회원들에게 별도의 비용청구 없이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는 '순수 공짜' 이벤트다.

◆ "일방적으로…" 그루폰 협상능력 '도마'

선물에 대한 정보는 철저히 베일에 쌓여 있다. 그루폰은 물론 타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이와 유사한 이벤트를 진행한 전례가 없어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증폭 시키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 배경이다. 그루폰은 전날(3일) 자정부터 3000원 상당의 파리바게뜨 자유이용권 50만장을 배포하는 행사를 예정했다가 돌연 취소, 소비자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루폰의 협상능력 부재가 협력사의 신경을 자극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우리는 원래 이런(무료쿠폰제공과 같은) 행사를 지양한다"며 "파리바게뜨의 (고급스런) 이미지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루폰과의 사업협력 여부에 대한 최종 (내부)결정이 나기도 전에 그루폰이 일방적으로 (3000원 상당의 파리바게뜨 자유이용권 50만장을 배포한다는) 발표를 했다"며 "이후 우리가 항의를 해 행사가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루폰의 '시크릿 메가딜'은 결과적으로 실망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만회 차원의 '깜짝쇼'로 풀이된다. 다만 그 규모를 감안하면 단순 '쇼' 차원을 넘어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시크릿 메가딜'은 등돌린 회원들을 달램과 동시에 신규회원까지 유치해야 하는 목표가 분명한 한시적 이벤트다. '낚시'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어정쩡한 이벤트로 전락하는 경우 대대적 회원유출과 더불어 '안티' 양산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그루폰은 '세계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는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쿠팡과 같은 경쟁업체들이 월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고 있지만 그루폰의 첫달 매출은 불과 3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서히 매출액이 올라가는 추세라고는 하나 그 사이 시장순위 자체가 고착화되면 뒤집기 힘들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그루폰을 압박한다.

▲그루폰이 3일 예정했던 이벤트를 취소한 직후 홈페이지를 닫은 모습.

◆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단숨에…"

실제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셜커머스 자체가 입소문의 힘이 여실히 드러나는 산업인만큼 상위 업체의 브랜드가 너무 커져버리면 저희가 따라잡기 힘들 수도 있다"고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17시 현재 새 이벤트 참여 인원은 4만7000명을 돌파한 상황. 때문에 그루폰이 기존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리고 신규회원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기 위해 1개월 총 매출액에 육박하는 과감한 '베팅'을 감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무산된 파리바게뜨 자유이용권 이벤트를 단순 비용으로만 따지면 그루폰의 경제적 부담분은 최대 총 15억원. 여기에 시스템과 인력, 배송 등 유∙무형 지출분 까지 합산하면 20억원은 훌쩍 넘겼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루폰코리아 관계자는 "'시크릿 메가딜'은 3일 취소된 이벤트를 만회하고자 기획됐다"면서도 "상품에 대한 정보는 '시크릿'인 만큼 공개할 수 없다"고 함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루폰이 (최근 이벤트로 인해) 노이즈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손해보지 않은 장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단숨에 삼류 소셜커머스 업체로 전락함은 물론 충성스런 고객을 대거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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