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GA 싸움에 소비자 등 터진다…'불완전판매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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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GA 싸움에 소비자 등 터진다…'불완전판매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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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룰' 적용 두고 갈등…규제 사각지대 넓어지나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보험설계사의 모집수수료를 제한하는 '1200% 룰'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일부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불완전판매 사각지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1200% 룰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첫해 수수료를 계약자가 납입하는 1년치 보험료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다.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보험 시장에서 일부 설계사들은 높은 수수료 지급을 노리고 소비자에게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 계약을 맺도록 유도한다. 문제는 소비자들은 설계사의 말만 믿고 기존 보험을 해지했다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다. 특히 GA의 경우 설계사 이동이 잦아 가입 후 담당 설계사가 사라지는 '고아 계약'이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200% 룰을 보험사와 GA 모두에 적용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GA 소속 설계사가 보험사 소속 설계사보다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GA의 설계사 수수료 지급은 보험사에 비해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나마 중대형 GA의 경우 반기마다 계약 관리, 대리점 운영 등을 점검받지만 소형 GA에 대해서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작년 기준 중대형 GA는 190개, 소형 GA까지 합치면 5700곳이 넘는다.

이에 보험사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GA 설계사 대우가 좋다고 소문나면 설계사 대거 이탈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고객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일부 보험사들은 자회사형 GA 설립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대해상은 이달 채널전략TF(특별전담조직)를 구성하고 세부 전략 중 하나로 자회사형 GA 설립을 논의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5년 단위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자회사형 GA 설립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AIA생명의 경우 올해 GA 설립을 논의했지만 대면 영업보다는 디지털 영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GA 설립 얘기가 오갔지만 일단 멈춘 상태"라고 밝혔다.

GA 시장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중대형 GA를 통해 체결된 신계약 건수는 1461만 건으로 2017년 대비 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수료 수입은 7조4324억원으로 2017년(5조1809억원) 대비 2조원 이상 늘었다.

GA 규모가 커지는 만큼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소형 GA 엑시스금융서비스는 연 10% 이상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고객의 돈을 가로챘다. 그 피해액은 1100억원에 달한다. 엑시스금융과 제휴한 보험사는 DB생명, 푸르덴셜생명,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이다.

업계는 내년부터 보험사와 GA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불완전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1200% 룰이 시행되면 GA 설립을 고려하는 보험사가 많아질 것"이라며 "불완전판매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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