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장관 "대외변수가 안 받쳐 주니 안타깝다"
상태바
윤증현장관 "대외변수가 안 받쳐 주니 안타깝다"
  • 운영자
  • 기사출고 2009년 03월 07일 09시 53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뉴스관리자]  "한 달 동안 쉬지않고 뛰었는데 대외 변수가 받쳐주질 않아 안타깝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한 달을 앞두고 7일 밝힌 소회다.

윤장관은 지난 2월10일 현 정부 2기 경제팀의 수장으로 경제난국을 돌파할 구원투수를 맡은 뒤 하루도 영일이 없었다. 말 그대로 간난신고(艱難辛苦)였다.
대내외 상황 악화로 경제가 추락하고 있지만 위기탈출의 묘수는 보이지않기 때문이다. 윤 장관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취임했고 짧은 기간이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몸도 마음도 힘들지만 국민들이 희망을 잃게 해선 안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다"며 경제주체들의 인내와 분발을 당부하고 있다.
  
◇ 일사분란..노련함 돋보여

윤 장관이 이끄는 2기 경제팀이 역점을 둔 것은 시장로부터의 신뢰 회복이다. 그 방법은 정직함과 진정성이다. 객관적 경제 상황에 대해 인정할 것은 솔직히 인정하고 시장에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취임 당일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 안팎에서 -2% 내외로 대폭 하향조정한 것이다.

정책 조정자로서의 역할에도 무게를 실었다. 여타 정책당국과 의견을 조율하고 시장과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노력하고 있다.

취임 다음날인 지난달 11일 새벽 경기도 성남의 인력시장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한 데 이어 성남-장호원 도로건설 공사현장도 찾아갔다.

하이라이트는 재정부 장관으로서 11년 만에 한국은행을 찾아가 한은 총재와 정책 공조 의지를 다진 장면이었다. 경제연구기관장 면담을 통해 전문가들의 식견을 빌리는가 하면 경제5단체장들과도 만나 재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해외무대에도 데뷔했다. 지난달 21~23일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를 통해서다. 그는 당시 일부 국가의 반론을 뚝심과 배짱으로 돌파, 아시아 다자화기금(치앙마이 이니셔티브)의 증액 합의를 이끌어냈다.

2기 경제팀은 일사불란했고 정책적으로도 한 목소리를 냈다. 윤 장관-윤진식 경제수석-진동수 금융위원장 등 옛 재무부 출신들로 짜여진 라인업 덕분이다.

정책의 초점은 일자리 창출과 구조조정, 내수 부양에 맞춰졌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듯이 잡셰어링이 올해 우리의 시대정신"이라며 잡셰어링을 화두로 제시했다. 잡셰어링 기업과 근로자에게 임금삭감액의 50%를 과세소득에서 공제해주는 정책을 입안하기도 했다.

공기업의 초봉 삭감은 민간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초봉 삭감을 통한 잡셰어링은 오히려 내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는데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신규 채용의 확대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반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구조조정은 속도감이 붙었고 그 칼날도 날카로워졌다.

진동수 위원장이 휴일인 지난달 15일 은행장들을 6시간 동안 설득해 은행자본확충펀드 참여를 이끌어냈다.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과 기업 자산을 사들여 구조조정을 돕는 기업 구조조정기금도 해법으로 내놓았다.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방 미분양 주택 뿐 아니라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세를 감면하는 조치를 취해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 추경 승부수..경기회복에 명운

이렇듯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경제지표는 추락했고 이른바 '3월 위기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동유럽 금융불안의 여파로 2차 충격까지 현실화했다. 첩첩산중이다.

윤 장관이 힘들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도 바깥에서 악재가 속출하고 있는 사정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안정은 다시 발등의 불이 됐다.

윤 장관이 취임하던 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가 1,382.50원이었지만 지난 6일에는 1,550원으로 한 달 새 12%나 올랐다.

정부는 은행과 공기업들의 외화차입을 독려하는 동시에 올해 60억 달러로 한도가 잡힌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회를 엿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오는 6월까지 은행 외화차입에 대해 정부가 1천억 달러 규모 내에서 지급보증을 해주는 정책이 시행됐지만 아직 실적이 하나도 없다. 이 때문에 보증요건을 완화하고 기한도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윤 장관은 침체일로인 경기부양을 위해 사상 최대인 30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과 서비스업 선진화로 승부수를 던질 태세다. 서비스업으로 내수의 볼륨을 키워 경제구조를 바꾸는 한편 추경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근로제를 부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확충하더라도 일시적 처방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민거리다. 서비스업 선진화도 교육시장 개방 등 민감한 이슈들이 걸려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과거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에 투기억제 목적으로 마련된 세제를 뜯어고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우선 태스크포스를 구성, 징벌적 성격이 강한 양도세에 대한 개선을 검토중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일반 과세로 전환하고 장기 보유시 최대 30% 특별공제를 해주는 방안을 동시에 살펴보고 있다.

또 비업무용토지에 대한 양도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업종별 특성에 따라 비업무용토지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건설.조선업에 이어 해운업까지 수술대 위에 올려놓은 구조조정은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실이 곪아터져 치료비가 불어나기 전에 신속하게 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을 돕기 위한 세제지원이나 선제적 자본투입을 위한 법적, 제도적 근거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