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도 힘들다"…'인뱅' 타이틀에 갇힌 토스, 먹구름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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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도 힘들다"…'인뱅' 타이틀에 갇힌 토스, 먹구름만 가득
  • 이연경 인턴기자 lyk3650@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1월 01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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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장벽 탓에 소액영업 한계 벗어나기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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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인턴기자]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는 것이 최우선 과제지만 인가를 받아도 성공은 보장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토스의 혁신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1000만 고객을 돌파한 카카오뱅크도 겉으로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액영업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헤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14일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이랜드월드, SC제일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하고 금융당국의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5월 예비인가에 자본력 부족으로 탈락했을 당시 60%였던 토스의 지분율이 이번에는 34%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이어 KEB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이랜드그룹·중소기업중앙회 등이 각각 10%의 지분을 갖고, SC제일은행과 웰컴저축은행도 6.67%, 5%를 차지한다. 토스의 자본력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문제는 토스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다고 해도 버틸 수 있는 힘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출범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토스의 뚜렷한 수익모델은 없는 상황이다. 실적도 매년 나빠지고 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매출은 2015년 9910만원에서 지난해 548억208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25억6559만원에서 444억7635억원으로 악화됐다. 결제금액 캐시백·송금지원금 등 현금성 이벤트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고 있어 올해 적자 폭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전도 결국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천만 고객을 돌파한 카카오뱅크도 현재 수익성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며 "출범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는 토스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다고 달라지겠느냐"고 지적했다.

토스는 인터넷전문은행 출사표로 증권사의 운영 경험과 중소기업중앙회의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대출 영역을 특화시킨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규제와 장벽 탓에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행 제도에서는 법인의 경우 비대면 거래의 장점이 크지 않다. 비대면 거래 시 본인인증이 필수인데 법인의 경우 법인등기(또는 인감) 등의 서류와 대표이사의 본인확인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신용평가체계가 미비한 것도 법인 영업이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결국 토스도 초창기에는 법인보단 개인이 주체가 되는 소액영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토스와 같은 길을 걷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형편이다.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중)은 작년 6월 81.4%에서 올 6월 64.5%로 떨어졌다. 예대율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과 비교해 대출금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경영 평가 항목이다. 즉 카카오뱅크는 예금으로 모은 자금을 대출에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수익성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카뱅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연 환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12%로 4대 시중은행 평균(0.69%)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수익성 저하에도 대출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소액 신용대출을 하는 젊은 고객은 많지만 대출금 규모가 큰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은 미비하기 때문이다. 카뱅의 올 상반기 대출 11조3276억원 중 86.7%인 9조8181억원이 가계 신용대출에 집중돼 있다.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13.3%인 1조5095억원에 그쳤다.

제1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2017년 출범 이후 지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으며, 자본력 또한 한참 못 미쳐 대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케이뱅크의 올 상반기 말 자본총계는 2291억원, 자본금은 4775억원이다.

자본잠식률은 52%로 설립 이후 처음 50%를 넘었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누적 적자폭이 커져 이익잉여금이 바닥나는 현상으로, 누적결손금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초기 IT설비 등 투자비용이 막대해 흑자 전환까지 몇 년간의 시간이 걸린다"며 "수익성 확보가 담보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도 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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