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크지만 가볍다,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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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크지만 가볍다,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1월 11일 0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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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와 동급, 주행성능은 그 이상…비싼 가격은 옥의 티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같은 준대형급 차량인데 풍기는 인상은 날렵하다.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얇고 길게 생겼고 무엇보다 전고가 그랜저(147cm)보다 3.5cm 가량 낮은 143.5cm로 스포티한 감성을 자아낸다. 또 최저지상고가 낮다. 운전석 쪽 문의 하단과 지면 간 거리를 손가락을 펼쳐 재보니 20cm에 못 미친다. 차에 올라탈 때도 무릎이 다른 차에 비해 좀 더 굽혀지는 느낌이 든다.

아발론은 크기에 비해 가볍지는 않지만 묵직하지도 않다. 운전석에 들어서기 위해 문을 열려고 하니 약간 힘이 필요하다. 운전석에 앉으니 레그룸은 최근 타본 국산 준중형·중형 세단과 비교해 획기적으로 넓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핸들의 지름이나 두께도 현대차 세단에 장착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 1열의 레그룸이나 착좌공간 등 탑승공간은 대형 세단에 걸맞게 넉넉하다.
▲ 1열의 레그룸이나 착좌공간 등 탑승공간은 대형 세단에 걸맞게 넉넉하다.
대시보드는 수평축이 강조된 디자인이 적용돼서인지 기대했던 정도보다 더 넓게 느껴진다. 다만 가운데 있는 9인치 디스플레이가 다소 아래에서 솟아올라 대시보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느낌이 들게 하고 크래쉬 패드와 다소 부조화를 이룬다.

▲ 대시보드 전경. 전반적으로 세련되고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 대시보드 전경. 전반적으로 세련되고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시트는 준대형급 수준으로 충분히 넓지만 엉덩이가 닿는 시트 부위 양옆 지지대나 등판에 있는 시트 볼스터가 적당한 수준으로 몸을 잘 잡아줘 안락하다. 뒷좌석은 레그룸을 비롯해 탑승공간이 1열에 비해 많이 확보된다. 앞좌석 시트를 뒤로 바짝 당겨도 앉아있는 동안 무릎과의 간격이 충분히 남아 쾌적하다.

▲ 기어 노브가 위치한 센터 스택 모습. 주행모드별 버튼이 있어 상황에 따른 조작이 편리하다.
▲ 기어 노브가 위치한 센터 스택 모습. 주행모드별 버튼이 있어 상황에 따른 조작이 편리하다.
주행감은 준대형 세단이라는 분류에 걸맞게 꽤 안정적이다. 핸들을 돌릴 때 들어가는 힘의 정도는 현대차와 비슷하다. 너무 가볍거나 무겁지 않아 손목과 팔의 근육에 부하가 덜 들고 미세한 진행 방향 조정이 가능하고 힘을 풀었을 때도 핸들이 부드럽게 스스로 돌아가 코너링이나 유턴 시에도 차량이 흔들리지 않고 매끄럽게 움직인다. 시트도 몸을 잘 잡아준다.

▲ 가속 페달은 차량의 스포티한 감성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요소다.
▲ 가속 페달은 차량의 스포티한 감성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요소다.
또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이 비교적 둔감해 급발진이나 급제동하는 상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점도 젠틀한 운전을 유도하는 부분이다. 다만 급하게 전방에 있는 대상과 거리를 유지하려고 제동할 경우 신속한 반응을 얻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노면 충격 및 소음을 처리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고속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릴 때 소음이 아득하게 들리고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도 차가 덜컹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흘려보내는 느낌이 든다. 다만 고속 주행 상황 시 풍절음은 약간 귀 기울여 들으면 신경쓰일 정도로 들린다.

▲ 유광 우드 재질이 적용된 인테리어 요소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 유광 우드 재질이 적용된 인테리어 요소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속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동안 엔진 구동음이 점점 거슬릴 정도로 커진다. 2.5ℓ의 엔진 용량을 감안할 경우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의 음량이지만 차에 무리가 가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유형의 소리가 난다. 다만 이 엔진 구동음이 어느 수준 이상 속력에서는 더 커지지 않고 유지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차량 안정성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핸들도 적당한 무게감을 갖추고 있어 손에 힘을 주면 잘 고정된다. 다만 일부 형태의 노면에서는 차가 직선으로 빠르게 달리는 동안 좌우로 아주 조금씩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 2열 시트 모양에 맞게 정자세로 앉으면 팔걸이까지 간격이 상대적으로 넓고 다리가 움직일 수 있는 반경도 크다.
▲ 2열 시트 모양에 맞게 정자세로 앉으면 팔걸이까지 간격이 상대적으로 넓고 다리가 움직일 수 있는 반경도 크다.
주행성능이 탁월하다. 가속 시 액셀러레이터를 다른 차에 비해 조금 더 세게 밟아야하지만 다른 차를 신속히 추월하거나 차선을 변경하는 상황에서 발목에 부담될 정도는 아니다. 어느 수준 이상의 깊이 이상에서는 페달 답력이 민감해져 고속 주행 시 속력을 더 미세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 기본적인 출력이 비교적 양호한데 스포츠 모드까지 갖추고 있어 차가 구현하는 속도감은 준대형 세단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다.

연비는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강점이다. 서울 잠실 도심에서 출발해 올림픽 대로와 광주원주고속도로를 거쳐 양평 휴게소(원주방향)에 이르는 코스와 강원 영월 에코빌리지에서 다시 양평휴게소(여주방향)로 이어지는 코스 각 구간(각 75km)에서 연비를 측정했다.

▲ 뒷좌석 레그룸은 시트 위치 조정에 따라 가방 같은 짐을 하나 실어도 공간이 남을 정도로 넓다.
▲ 뒷좌석 레그룸은 시트 위치 조정에 따라 가방 같은 짐을 하나 실어도 공간이 남을 정도로 넓다.
잠실-양평휴게소 코스는 도심 주행과 고속도로 구간이 있고 영월-양평휴게소 구간에는 한적한 시골 차도와 고속도로가 있는 길이다. 22도 정도의 온도로 에어컨을 튼 채 달리고 난 후 기록한 연비가 각각 19.1km/ℓ, 18.7km/ℓ다. 디젤을 뛰어넘는 연비는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매력도를 가장 높이는 요소다.

▲ 굴곡이 많은 윤곽선을 지닌 후면부 디자인도 처음엔 난해하지만 점차 고유 정체성으로 인식됨에 따라 적응된다.
▲ 굴곡이 많은 윤곽선을 지닌 후면부 디자인도 처음엔 난해하지만 점차 고유 정체성으로 인식됨에 따라 적응된다.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세계 종합격투기 대회(UFC)에서 다른 체급 선수에 비해 체격이 크지만 날렵한 몸놀림을 보여주는 라이트헤비급 선수를 연상시킨다. 사이즈가 비교적 큰데도 박진감 있는 주행능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장점에도 가격이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익스클루시브 스페셜 기준 3993만원)보다 700만원 가량 비싼 4660만원인 점은 구매를 다소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그랜저에 비해 월등한 사양이나 성능을 갖췄다고 자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 트렁크는 골프백 4개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 트렁크는 골프백 4개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토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차량에도 뒤지지 않는 매력을 갖추고 있다. 소비자의 어떤 감성을 효과적으로 자극해 품에 안긴다면 그 뒤에 고객이 느낄 만족감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고객이 수백만원을 더 들여 그랜저 대신 아발론을 고르게 하려면 소비자들에게 감성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마케팅을 영리하게 펼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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