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기하다'란 말은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것을 빗대 페미니즘 커뮤니티에서 투신자살을 의미하는데 사용하는 은어다.
신지예 위원장은 9일 KBS1 '사사건건'에 출연해 "여성들이 왜 저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왜 공포, 분노를 느끼는지 잘 들여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여성들이 당해온 거에 비해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신지예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도 출연해 "주최측 추산 6만 명 정도 시민분들이 모이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특히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여성혐오를 없애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격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론들이 오히려 더 자극적으로 이 시위와 여성들의 구호를 소비해 버리면서 시위의 본질을 벗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지예 위원장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임한 문 대통령에게 기대가 큰 만큼 분노하게 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강연재 변호사도 9일 신지예 위원장과 함께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왜 혐오 발언인지 모르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층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연재 변호사는 이명박, 박근혜 전직 대통령들의 비하 표현과 비교하며 "옛날에 우리나라 대통령은 쥐 아니면 닭 이런 것들로 표현이 됐다"며 "곰이라든지 재기해 이 두 단어 가지고 그러는 것 같은데 사실 곰은 왜 그게 혐오발언인지 모르겠고 아주 귀여운 수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준석 전 바른정당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수만의 군중 속 무절제한 일부가 돌출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그것을 옹호하거나 부추기기보다는 절제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트라우마가 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성재기 씨의 투신행위를 연계하는 것은 특히나 가혹한 정치적 의사표현이라 본다"고 했다.
이어 이 전 후보는 "나는 성재기 씨한테 맨날 욕을 퍼먹었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분을 은어화하는 것은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14 지방선거 때 신지예 위원장을 지지했던 한 여성 지지자는 "신지예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지만 이번 발언은 상당히 경솔하셨던 것 같다. 나는 메갈리아 서울시장을 지지한 게 아니라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지지했다"며 "재기라는 말을 저렇게 빗대어 쓰는 것은 한사람의 죽음을 조롱하는 일이고 그건 인간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페미니즘의 정신과 애초부터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