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상/허블/1만3500원

기억을 지우는 자 '진', 기억을 뒤쫓는 자 '현우', 기억을 거부하는 자 '수연', 기억에 고통 받는 자 '미연', 기억 자체를 없애려는 자 '섭리'가 그들이다. 기억을 지우는 자와 기억이 삭제된 사람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다섯 개의 시점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거의 모든 인물이 얽히고설킨 정교한 서사 구조를 취하고 있다. 쫓고 쫓기는 추리적 요소를 통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일곱 사도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작가는 각 인물들의 드라마에 소홀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세계를 이야기에 꾹꾹 눌러 담아냈다.
모든 게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작가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인물을 출현시키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베일에 싸인 인물을 통해 우리는 소설 속 등장하는 인물들을 마주하게 된다.
네덜란드 판화가 예셔의 작품 '그리는 손'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에셔의 손'을 읽는 내내 바랬다. 그들 각자가 자신만의 고유한 기억을 찾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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