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내수회복 승부수는 '적과의 동침'
상태바
한국타이어, 내수회복 승부수는 '적과의 동침'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4월 22일 09시 00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티스테이션서 미쉐린·맥시스 타이어 판매…내수비중 확대·시장 변화 대응
▲ 한국타이어가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타사 타이어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한국타이어가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타사 타이어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한국타이어(대표 조현범)가 부진한 내수실적 개선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자사 자동차 토탈서비스 전문점 티스테이션을 통해 경쟁사 타이어를 판매하는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4.5% 증가한 6조812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의 국내외 비중은 2 대 8이다. 스포츠마케팅과 해외 생산시설 확대 등 글로벌 전략이 성과를 거둔 반면 내수 전략은 미진하다는 업계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와 함께 국내 타이어 시장 점유율의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금호·넥센타이어도 각각 타이어 전문점 타이어프로·타이어테크를 전국에 설치하고 타이어 판매뿐 아니라 원스톱 차량 관리 서비스로 고객몰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타이어뱅크도 타이어안심보험, 품질보증제도 등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내놓고 전국 매장 400여개를 세우면서 타이어 주요 3사를 견제하고 있다. 이 같은 경쟁 심화로 작년 560여곳에 달하던 티스테이션 대리점 수는 지난달 기준 510여곳으로 줄었다.

수입차의 국내 판매대수 증가도 내수 실적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신규 등록된 수입 자동차 대수는 189만대로 전년 대비 15.3% 늘어났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180여개국에서 타이어를 판매하고 있고 작년 기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45개 완성차 브랜드의 차량 310여종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선두급은 아니다.

글로벌 타이어업계 순위에서 한국타이어는 7위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5%인데 비해 브리지스톤, 미쉐린, 굿이어 등 상위 5위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유수 완성차 업체들이 이들 제품을 순정 타이어로 신차에 탑재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 수입차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한국타이어에게는 기회인 동시에 도전과제다.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는 프리미엄 전략도 달갑지 읺다. 그만큼 수입 고급타이어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완성차의 상위 트림에는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업체의 타이어가 장착됐다. 하위 트림에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것과 대조된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 3일 출시한 대형 세단 THE K9의 최상위 트림인 '프레지던트'의 타이어로 국산 브랜드 대신 글로벌 4위 기업인 독일 콘티넨탈 제품을 채택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이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선택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각 모델에도 미쉐린, 독일 콘티넨탈 제품이 주로 장착됐다.

이처럼 고객 소비 패턴과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받는 국내 타이어 시장에서 한국타이어에게 새로운 사업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최근 티스테이션에서 글로벌 2위 업체로 꼽히는 프랑스 미쉐린의 타이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앞서 작년 9월 대만 정신기업의 타이어 브랜드 '맥시스'를 유통하기 시작한데 이어 2번째 사례다. 그간 자사 제품만 판매해왔던 한국타이어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등 고객 편의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의 효과는 앞서 여기에 국내 타이어시장의 '하이마트'로 일컬어지는 타이어전문점 타이어뱅크를 통해 증명됐다.

타이어 판매·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타이어뱅크는 각 사 제조공장에서 바로 제품을 대량 공급받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이 한 곳에서 모든 브랜드를 취급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동시에 선진국형 3단계 유통구조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어내고 있다.

타이어뱅크는 작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5.4% 증가한 3934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360여곳이던 국내 매장은 올해 들어 400여개로 늘어났다.

자사 제품을 고급화하는 전략 일변도였던 한국타이어 또한 기존 국내 유통망을 기반으로 여러 회사의 제품을 판매할 경우 매출 상승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작년 충남 금산공장 가동중단, 고무가격 상승 등 내수에 대한 불안정 요소를 해외 실적으로 만회한 셈"이라며 "수입차 및 교체용(RE) 타이어 수요 증가세에 잘 대응한다면 내수 실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