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일임형 ISA 수수료 면제 확산될듯…출혈경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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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일임형 ISA 수수료 면제 확산될듯…출혈경쟁 '불가피'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8월 29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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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물꼬를 텄기 때문에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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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은행권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계좌 수수료 면제 전쟁에 돌입했다. 수수료 면제로 인한 출혈 경쟁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신한은행 필두로 일임형 ISA 수수료 면제 확대될 듯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수수료 면제를 결정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4일 금융권 최초로 일임형 ISA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일임형 ISA 계좌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 은행이 받는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향으로 상품 약관을 수정하고 개정 작업이 끝나는 대로 금융투자협회 승인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수익이나 손해가 없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투자로 생긴 이득도 없고 손실도 없어 원금은 지켰지만 수수료를 떼면 최종 평가금액이 투자원금에 미달하게 돼 손실을 본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은행권은 일제히 수수료 면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신한은행에 앞서 지난 6월 초 일임형 ISA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한 일임형 ISA에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우리‧KEB하나‧IBK기업‧NH농협은행 등도 관련 내용에 대해 회의를 열고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

◆ 증권사 보다 낮은 수익률에 고객 불만

은행권이 일임형 ISA 수수료 면제 전쟁에 나선 이유는 증권사 대비 수익률이 저조해 고객 불만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1년간 일임형 ISA 운용 수익률은 은행권보다 증권사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별 일임형 ISA 누적 평균수익률 상위 10개사는 모두 증권사였다.

NH투자증권은 평균 11.03%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고 키움증권(9.43%), 현대차투자증권(7.82%), 삼성증권(7.53%), 한국투자증권(7.08%) 순이었다. 이들 상위 5개사의 누적 평균수익률은 모두 7%를 넘겼다.

반면 은행권의 수익률은 모두 5%대에 불과했다. 은행권에서는 DGB대구은행의 평균 수익률(5.98%)이 가장 높았지만 전체 금융회사 가운데 12위에 그쳤다. 그 뒤는 우리은행(5.77%)이 13위, 신한은행(4.9%)이 15위를 차지했다.

증권사 평균 누적수익률은 6.84%를 기록했지만 은행은 4.28%에 그쳤다.

수익률에서 차이를 보이자 일부 고객은 상품 갈아타기를 고민하고 있다. 30대 고객 허 모씨는 "시중은행 일임형 ISA에 가입했는데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며 "금융회사가 대신 운용해 주는 상품이라 연 수수료가 순자산 1% 내외로 신탁형보다 비싼데다 수수료까지 떼고 나니 원금보전도 힘들어 신탁형 ISA나 증권사 일임형 ISA로 갈아타려고 한다"고 말했다.

◆ 은행권, 출혈경쟁 불가피

신한은행이 무보수 마케팅을 내세우면서 다른 은행들도 고객 유치 경쟁과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여론 등을 고려해 동참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물꼬를 텄기 때문에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 금지에 대한 위반 논란이 있어 법률적인 검토 등을 거치고 있는데 이 부분만 해결되면 올해 안에 수수료 면제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저가의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유치한 ISA 가입자가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며 "'수수료 제로'가 확산되면 시중은행의 출혈경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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