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그룹의 주력이던 현대상선이 2010년대 들어 세계 해운업 난조로 적자를 지속하자 지난해 중반 한국산업은행에 매각, 현대상선이 현대그룹 계열에서 분리된데 따른 것이다.
25일 그룹 측에 따르면 현 회장은 이후 그룹의 지주회사로 부상한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고 정 명예회장 당시 국내 재계 2위의 명성을 되찾는다는 복안이다.
현 회장의 이 같은 계획은 탄력을 받고있다.
1984년 출범한 현대엘리베이터가 견실한 실적으로 지난 10년 간 성장세를 달성하는 등 국내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07년 시장 점유율 29.3%로 국내 시장 1위에 오른 후, 지난해에는 41.3%의 점유율로 10년 연속 내수 1위를 차지했다. 업계 2위는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25.9%), 3위는 오티스 엘리베이터(11.7%)로 현대엘리베이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588억원, 영업이익 1816억원으로 2011년부터 실적 상향 곡선을 그린 점도 현 회장의 이번 선수 교체에 힘을 보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경기 침체에도 올해 1분기 내수 점유율을 44.1%로 끌어 올렸으며, 2020년 세계 시장 7위에 오른다는 목표도 최근 내놨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에서 다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 상해 공장, 브라질 공장과 △미국 △브라질 △터키 △중국 △동남아 등 해외사업장을 통해 세계 주요 지역을 공략한다.
현재 국내에 13만4205대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 유지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비스 상태나 유지에 대한 평판이 향후 수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HRTS 서비스로 고객 만족 나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최첨단 승강기 유지관리서비스 시스템인 '현대 HRTS(현대엘리베이터 실시간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을 구현하는 등 현 회장의 그룹 재건을 돕는다.
HRTS는 인터넷을 통해 전국 2만여대 승강기 운행정보를 24시간 원격 모니터링한다.

이로 인해 승강기 고장 시 원격처리비율을 60% 이상으로 높였고, 이 회사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운행상태를 모바일로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 기술도 개발해 승강기 사후관리를 강화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국 12개 시도에 지사를 갖추고 고객상담센터인 현대CCC를 운영하며 365일 24시간 고객 불편을 듣는다.
현 회장은 앞으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역할에 무게를 더 둔다.
내달 29일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유엔아이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27.4%로 높이고 현 회장(지분율 40%)에 이어 현대그룹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승강기 설치 후 중요해지는 사후 관리 관련 기술을 4차 산업과 융합하고 승강기에 접목해 철저한 사후 관리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HRTS 서비스가 확대되면 고용도 늘어 현 정부의 고용창출 정책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2012년 코람코 자산운용에 매각했던 연지동 사옥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연지동 사옥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