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아파트 생활에 싫증을 느끼면서도 단독주택은 엄두도 못 내온 도시인들의 눈길이 단지형 단독주택을 향하고 있다. 아파트 수준의 보안∙관리를 받으면서 단독주택의 독립적이고 자연친화적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주택수요자들을 매료시킨다.
다만 청약자격 제한이 없어 투기수요가 모여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오는 18일 경기 김포시 한강신도시에서 단지형(블록형) 단독주택인 '라피아노'(전용면적 84㎡, 174가구)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북유럽 주택가를 콘셉트로 꾸민 타운하우스다. 독특한 설계는 물론 주택형별로 집집마다 테라스와 다락, 옥상 등 서비스면적이 제공돼 실사용 면적이 200㎡에 달한다는 강점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GS건설이 지난 2월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자이더빌리지'(84㎡, 525가구)는 현장에서 단 하루 실시된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33.3대 1을 기록하고 나흘 만에 완판됐다. 전용 면적만큼 서비스 면적이 주어지고 자이 아파트의 보안∙편의 시스템이 그대로 제공돼 호평 받았다.
올림종합건설도 같은 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서 짓는 '판교 파크하임 에비뉴'(전용 52㎡ 이상, 49가구)를 이틀 만에 완판했다. 관련 정보가 상세히 제공되지 않은 채 선착순 분양이 이뤄졌는데도 견본주택 개관 전날 밤부터 예비 청약자들이 현장에 장사진을 쳤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수도권 곳곳에서 크고 작은 단지형 단독주택이 등장하고 있다.
대림D&I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1231~1233일대에서 '루시드 에비뉴'(174~178㎡, 73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옆 동네인 동백동에선 아시아신탁이 '동백 트리플힐스'(140~233㎡, 36가구)를 분양 중이다. 경기도 광주 '솔내음 타운하우스', 파주 '아델휴 타운하우스' 등도 관심 단지다.
입맛에 맞는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단독주택용 부지를 쪼개 팔기도 한다.
롯데건설∙KCC건설 등이 출자한 블루아일랜드개발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장 내에 마련된 단독주택용지인 '청라 더카운티' 3차 물량을 분양하고 있다. 앞선 1, 2차 분양에 이어 마지막 분양이다. 필지당 평균 분양면적은 530㎡, 분양가는 8~9억원 수준이다.
단지형 단독주택이 주목 받는 이유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절충적 성격 때문이다.
단독주택을 포기하게 하는 요인은 크게 가격과 보안∙편의 취약성으로 압축된다.
토지값과 별도로 평당 600만원을 웃도는 건축비가 드는 점이 1차적 부담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도처에 들어서는 생활편의시설과 교육시설을 상당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점도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 범죄노출 위험도가 공동주택보다 높다는 사실도 우려 요인이다.
요즘 등장하는 단지형 단독주택의 경우 대규모 택지지구에 조성되기에 교통∙생활 인프라가 우수하다. 여러 채를 한 번에 짓기 때문에 1필지에 집 한 채를 짓는 것보다 건축비 등이 절감된다. 시공사가 기존 아파트 단지에 적용하던 보안기술이나 자체 보안서비스를 제공, 보안 취약성을 보완하기도 한다.
다만 단지형 단독주택이 투기꾼들의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은 청약통장 없이 청약 가능하기 때문에 11.3 부동산대책에서 빗겨나 있다. 실제 자이더빌리지의 경우 당첨자 발표 직후부터 3000만원대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이 시장에 속속 나왔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금만 있으면 분양권을 사고 팔 수 있는 데다 온 가족이 청약을 넣어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입지 괜찮은 곳은 가수요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완공 후 매매거래가 쉽게 이뤄질지 장담하기 어려워 섣불리 매입했다간 곤란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