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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연세대 공주전 인기에 주목받는 소설이 있다. 바로 '혜주: 실록에서 지워진 조선의 여왕'(이하 '혜주')이다.
'혜주' 저자는 정빈이라는 필명의 작가이며 출판사는 피플파워다. 지난 1월 1일 나온 책으로, 당시 상황과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가히 '예언서'라고 할 수 있을만큼 소름돋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소설 '혜주'는 아버지를 잃고 어린 나이에 여왕이 된 혜주를 주인공으로 한다. 숙부를 몰아내 왕좌에 올랐던 아버지 광조가 병상을 지키다 세상을 떠난 뒤 왕좌에 오른 어린 혜명공주, 혜주(慧主)는 국정을 처리하는 데에도 거침이 없고 숨겨진 정인(情人)에게 애욕을 표출하기도 한다.
소설엔 어린 나이에 왕좌에 오른 혜주와 곁에 있게 된 한 승려 무극, 책사 노천 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최순실 등의 관계를 연상케한다.
또 두물섬이 수몰되는 참사에 역병으로 많은 백성들이 손 쓸 틈 없이 죽어나가는 모습은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하고, 누군가 의도적으로 두물섬 수몰사고를 조장했다는 괴벽보가 나붙기도 한다. 괴벽보에는 누군가 두물섬 나룻배를 묶어뒀던 동아줄을 예리하게 자른 흔적이 발견됐다며 마을 전체에 달랑 한 척뿐인 나룻배를 그리 했다면 그건 누군가 주민들을 수장시키려고 작정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진상조사보다 전 관속이 총동원 돼 괴벽보를 붙인 범인을 검거하는 데 혈안이 된 모습은 마치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벽 그림을 그렸다가 처벌받은 '둥글이'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소설 '혜주'의 마지막에 다달아 서준기가 종이 위에 쓴 '주상의 실정(失政) 및 국기문란 7개 죄목(罪目)'은 더욱 신랄하다. 서준기는 ▲법적 근거도 없이 별직, 정탐서 등을 만들어 국법을 농락한 죄, ▲적법한 절차 없이 단설형을 제정하여 권한을 남용한 죄, ▲조선조의 국정방침인 숭유억불 정책을 위반한 죄, ▲두물섬 참사를 사전에 막지 못하고 사후처리를 소홀히 한 죄, ▲내수사 쌀 매점매석 의혹 사건의 재수사를 막은 죄, ▲혜민서의 역병 예방 및 사후조치를 소홀히 한 죄, ▲궐내에 정인(情人)을 끌어들여 음사(淫事)를 일삼은 죄 등을 물어 혜명공주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혜주가 왕이 된 지 4년, 백성들은 못 살겠다 농성을 벌였다. 백성을 보전치 못하는 무능한 군주는 물러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소설의 저자인 정빈 씨는 친일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30여년간 기록해온 언론인 정운현 씨다. 정운현 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초 원고를 다 쓴 뒤 출판사를 찾았지만 대통령 비판 내용 때문인지 출판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또 친일문제를 다뤄온 선입견이 있을까봐 필명을 썼다고 밝혔다.
소설 '혜주'의 내용이 알려진 뒤 네티즌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예언한 것 외에도 과연 임기 4년에 최대의 위기를 맞은 '혜주'가 어떻게 대처할지, 그 예언이 또 맞을 것인지를 궁금해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