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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홈∙사물인터넷(IoT) 시장을 놓고 사활을 건 선점경쟁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잠재적 경쟁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영역 다각화를 꾀하는가 하면 표준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잇고 있다.
◆ 격화되는 스마트홈 시장 표준기술 전쟁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삼성과 LG의 스마트홈 시장 경쟁이 점차 대기업 연합 간의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다. 각 컨소시엄에서 삼성과 LG는 실질적인 제품∙서비스 제조사 역할로 큰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이 올해 690억 달러 수준에서 2019년까지 111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번 라스베가스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의 성과에 따라 향후 표준 기술 선점의 당락이 좌우 될 수 있는 만큼, 이들 연합체 간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텔과 함께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업계 표준 만들기에 나섰다. 이들이 주도하는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 진영에는 델, 시스코, 브로드컴 등 80여개 업체들이 참가 중이다.
이번 'CES 2016'에서 삼성전자는 독자개발 운영체제(OS)인 '타이젠'과 OIC의 IoT 플랫폼인 '아이오티비티(IoTivity)'를 적용한 스마트 TV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가전 제품은 물론 보안카메라, 잠금장치, 조명 스위치 등 디지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아이오티비티와 연동되는 제품군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5년 내 모든 가전 제품을 엮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경우는 올신얼라이언스(Allseen Aliance)에 가입했다. 이는 2013년 리눅스 재단이 IoT 확산을 위해 설립한 단체로 미국 무선통신 연구∙개발업체 퀄컴이 이끌고 있다.
올신얼라이언스도 OIC와 마찬가지로 IoT 기기들이 상호 연결될 수 있도록 '올조인' 플랫폼을 제공한다. 1월 현재 올조인에는 마이크로소프트, AT&T, 하이얼 등 글로벌 기업 180여 개가 참여하고 있다.
LG전자도 이번 CES에서 올조인을 탑재해 범용성을 높인 스마트 TV를 소개했다. 올조인을 통해 세탁기나 냉장고, 에어컨 등은 물론 스마트플러그, 조명시스템과도 연동이 가능하다.
원형 탈부착 장치 '스마트싱큐 센서'를 일반 가전제품에 부착해 스마트폰으로 작동 상태를 전달받거나 원격제어를 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 "표준경쟁보다는 소비자 편익 제공해야"
LG전자 관계자는 "올신얼라이언스가 범(汎)산업적 컨소시엄인 만큼 소속 기업들 간의 연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올신얼라이언스에 지속적으로 참여함과 동시에 LG전자 만의 자체 플랫폼도 개발해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중심의 기술개발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경희대 경영학과 이경전 교수는 "스마트홈 시장의 전망은 밝지만 시작 단계에서부터 표준 기술을 선점하려는 시도는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며 "가까운 예로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메신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결국 표준∙일원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스마트홈 시장은 소비자를 끌어들일만한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각 컨소시엄에 소속된 기업들의 장점과 상호 단점도 만만치 않아 현재로썬 어떠한 진영이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란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