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슬람 성지순례서 최악의 압사 사고…717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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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슬람 성지순례서 최악의 압사 사고…717명 사망
  • 김동완 기자 dw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9월 25일 0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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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슬람 성지순례서 최악의 압사 사고…717명 사망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외곽에서 24일(현지시간) 이슬람권 성지순례(하지) 기간 순례객들이 밀집한 상황에서 최악의 압사 참사가 발생해 1580여명이 숨지거나 부상당했다.

사우디 국영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메카로부터 약 5km 떨어진 미나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사고로 적어도 717명이 숨지고 863명이 부상을 입었다.

주사우디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따른 한국인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순례객들이 이날 이른 아침부터 미나의 204번 도로와 연결된 '자마라트' 다리 입구 주변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이슬람교도 수십만명이 미나에서 진행되는 성지순례 행사 중 하나인 '마귀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에 참가하려던 중 일어났다고 진술했다.

수단 출신의 한 순례객은 "압사사고가 나기 전 순례객들은 오도가도 못한 채 탈수 증세를 보이거나 기절을 했다"며 "나중엔 서로 걸려 넘어졌다"고 증언했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사망자들의 국적은 즉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이란은 자국 순례객 43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사우디 구조 당국은 이번 구조 작업에 의료진과 구조 대원 4000명과 구급차 220여대를 출동시켰다고 덧붙였다. 또 트위터를 통해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펼치는 동시에 순례객들이 사고지점을 피해 우회로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로 인해 사우디는 연속으로 발생한 대형 악재에 충격을 받는 동시에 압사 사고 가능성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우디는 지난 11일 사우디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너져 최소 107명이 사망하고 230여 명이 부상한 지 13일 만에 또 다른 참사를 겪게 됐다.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에서는 한꺼번에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2006년 1월에도 미나에서 하지의 하나인 '마귀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이 치러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364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4년엔 순례객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져 244명이 숨지는 폭력사태가 벌어졌고 1990년에도 순례객 14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압사사건이 발생했다.

이란의 하지조직위원회 위원장인 사이드 오하디는 "사우디 당국이 사고 현장 인근의 2개 도로를 막아 이번 비극이 일어난 것"이라며 "사우디가 잘못 대처를 했고 순례객들 안전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모하메드 빈나예프 사우디 왕세자는 이번 압사사고의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그는 또 이 사고가 올해 성지순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순례객들의 안전은 최우선 순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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