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들, 잇따른 기업 구조조정에 건전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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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행들, 잇따른 기업 구조조정에 건전성 악화
  • 김일권 기자 ilkw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4월 30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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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일권 기자] 최근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은행의 경영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채권은행 중심의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약정)이나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법정관리) 등 기업 구조조정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은행의 부실채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7년까지 매년 10조원대였던 신규 부실채권 발생액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21조원으로 늘더니 지난해까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10년 36조원까지 치솟았다 이듬해 23조원으로 감소한 신규 부실채권 발생액은 지난해 다시 33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충당금 전입액과 채권 매각 규모가 커져 은행의 대손비용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당기순이익에서 대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01%, 2012년 116%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대손비용이 늘고 당기순이익이 줄어 이 비율이 297%까지 급증했다.

은행이 가진 주식 가치도 많이 떨어졌다.

보유 주식 가치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나빠져 은행이 회계상 손실 처리한 손상차손은 2010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그럼에도 구조조정 기업을 살리기 위한 은행의 출자전환은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은행이 새로 출자전환한 돈은 1조2000억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였다. 특히 STX와 STX조선해양 등의 출자전환이 이뤄진 올해는 1분기 출자전환 금액이 1조5000억원으로 이미 작년 한해 수준을 넘어섰다.

문제는 당분간 기업 구조조정이 이어질 수 있어 은행의 경영건전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 측은 "한계기업이 늘고 기업 차주(借主)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기업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돼야 할 필요성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건설·해운 등 몇년간 취약업종으로 불리던 부문 외에 전기, 기계부문 대기업도 요주의여신 비율이 높아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채권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 측은 "기업 구조조정 추진과 관련한 은행의 경영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계속 유의해야 한다"면서 "은행들이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추진하도록 부실채권 시장 육성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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