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제분 청부살인 사건' 식품업계로 불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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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제분 청부살인 사건' 식품업계로 불똥… 왜?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6월 03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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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롯데제과 등 납품업체 블랙리스트 떠돌아…"사실무근"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CJ제일제당, 롯데제과, 삼양식품, 농심 등 식품업체가 때아닌 불매운동 움직임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여대생 청부살인사건에 휘말린 영남제분으로부터 밀가루를 납품 받는 기업으로 지목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반발기류가 고개를 들고 있다.

허위사실에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나 매출감소 등 기업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 영남제분 '사모님 사건' 식품업체로까지 번져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영남제분으로부터 밀가루를 납품 받고 있는 기업들을 거명한 '블랙리스트'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까페와 블로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등이 진원지다.

여기엔 CJ제일제당, 롯데제과, 삼양식품, 농심 등 국내 굴지의 식품업체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관련해 영남제분 오너의 전 부인 윤모씨는 지난 2002년 자신의 사위와 불륜관계를 의심해 한 여대생을 청부 살인했다.

그랬던 윤씨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 기간을 연장 받고 지난 1월까지 하루 200여 만원에 달하는 호화로운 특실병원 생활을 해온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영남제분은 과자, 라면, 빵 등을 생산하는 기업에 원재료를 납품하는 원료업체. 영남제분을 상대로한 소비자들의 '우회공격'이 뜻하지 않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식품업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여러 차례 해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기업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고 있어 정말 곤란하다"며 "영남제분과 거래한다는 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간 오히려 기업이름이 더 부각될까 해당 루머가 소강되기만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영남제분과 거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자사 트위터를 통해 즉각 해명하는 등 발빠른 진화에 나서고 있는 상태라는 부연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은 영남제분과 거래를 끊은 지 4-5년 이상 됐다"며 "사실관계가 있어야 해명이라도 할 텐데 정말 황당하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 "SNS상의 정보 사실 여부 확인이 필요해"

다만 농심 관계자는 "영남제분 밀가루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심재웅 교수는 "영남제분에 대한 불매운동이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식품업체들이 대신해 인터넷상에서 분노 해소의 대상이 된 것 같다"며 "SNS를 통한 소문은 확산 속도가 빠르고 대상도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SNS이용자들은 해당 정보의 사실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 애꿎은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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