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유통기한 업체마다 '고무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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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유통기한 업체마다 '고무줄' 왜?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4월 04일 0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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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양 11일 vs 매일 14일…"마케팅전략 vs 설비투자·기술력"
   
 

"서울우유 유통기한은 11일인데, 매일유업은 14일?"

주부 김모(서울시 마포구)씨는 최근 흰우유를 살펴보던 중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같은 흰우유 제품이지만 업체별로 유통기한이 달랐다.

서울우유가 유통되는 기간은 11일. 남양유업 우유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매일유업의 경우 구매 시점과 유통기한으로 표시된 날짜를 따져본 결과 유통되는 기간이 11일 보다 길었다. 김씨가 매일유업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14일이었다.

◆ 매일유업 "ESL공법이 비결"…남양유업 "기술력 다 똑같다"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업체별로 우유제품 유통기한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3일 국내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250억원을 투자해 전 생산라인에 청정 무균화 공법인 ESL(Extended Shelf Life)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유팩 살균은 물론 집유부터 출고까지 우유제조 전 과정을 무균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법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유를 생산하면 유통기한을 타사보다 긴 14일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매일유업 측의 설명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업체별로 우유 제조방법이 다른데 우리는 국내최초로 ESL방식을 도입해 우유를 만들고 있다"며 "같은 원유로 우유를 만들지만 ESL 시스템을 통해 타사보다 유통기한을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설비에 대한 투자를 통해 고품질의 우유를 신선한 상태로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우유의 맛을 살려주는 GT(Good Taste Technology) 공법을 도입한 남양유업은 다른 주장을 내놨다. 우유제조기술과 유통기한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유통기한은 회사의 마케팅전략에 따라 달라진다"며 "신선도나 품질은 우리 우유나 타사 제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유는 냉장보관만 잘 하면 한 달을 놔둬도 된다"며 "유통기한을 11일로 할 것인지 13일, 14일로 할 것인지는 마케팅 전략에 따른 업체 측의 판단일 뿐"이라고 밝혔다.

◆ 서울우유 "소비 빨라 유통기한 늘릴 필요 없다"

유통기한에 회사의 기술력이 반영돼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이 관계자는 "ESL은 옛날 공법이고 우유의 텁텁한 맛을 제거해주는 GT공법이 최신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국내 흰우유시장 1위 업체인 서울우유는 제품 소진기간이 짧아 유통기한을 늘릴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우리 제품 유통기한은 11일 전후인데 이틀 정도 더 늘릴 수도 있다"면서도 "우리는 1등 제품이고 소비가 빨리빨리 이뤄지기 때문에 늘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 업체들이 제품을 차별화 하려고 새로운 공법을 도입하는데 우유 제품 자체에는 신선도 등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술력 차이, 마케팅전략 등 유통기한에 담긴 의미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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