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발암물질 후폭풍… "불안해 못 입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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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발암물질 후폭풍… "불안해 못 입겠다"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12월 20일 0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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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군 일부 국한 'KC마크'버젓이…여성용은 제외 안전성 의문
   
▲ 코오롱 액티브 자료사진

코오롱 엑티브 재킷의 발암물질 리콜 사태가 전방위로 확대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체 측은 전량 리콜을 한다고 밝힌 것과 달리 동일 소재의 내피를 사용하는 여성용 재킷은 리콜에서 제외해 논란의 불씨를 일으켰다.

또 해당제품이 안전인증을 뜻하는 'KC마크'를 달고 있는 탓에 '발암물질 공포'는 기술표준원 역할 부재로 이어지며 전 아웃도어 제품의 안전성도 시험대에 오를 조짐이다.

◆ 코오롱, '남성용' 재킷은 리콜…같은 내피 '여성용'은 리콜 제외?

19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 액티브 재킷의 발암물질 리콜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 되고 있다. 업체 측의 '눈가리고 아웅'식 리콜이 소비자들의 분노게이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지난 16일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코오롱의 '액티브 재킷' 내피에서 기준치를 약 20배나 초과한 아조염료(아릴아민)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해당 제품에 대해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 문제가 된 제품이 GS 홈쇼핑과 롯데홈쇼핑에서 판매된 '홈쇼핑' 전용 상품인 탓에 구매고객이 개별적으로 홈쇼핑 측에 연락해 리콜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소시모가 '아웃도어 품질 비교'를 위한 실험을 하면서 실험군을 9개 브랜드 12개 '남성용' 제품으로 한정했다는 점이다.

실험군으로 사용된 제품은 △노스페이스 △휠라코리아 △컬럼비아 △레드페이스 △블랙야크 △에코로바 △네파 △트래스패스 △코오롱 등 9개사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인 K2, 버그하우스, 아이더, 트랙스타 등은 빠진 상태다.

소시모 관계자는 "아웃도어 의류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아웃도어 의류의 브랜드별 가격 및 품질을 비교해 제품 선택 시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 실험이었다"며 "시중에 유통되는 아웃도어 남성용 재킷 제품 중 원단 및 가격,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오롱 측은 이를 악용하고 있었다. 이 실험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목된 제품이 '코오롱 액티브'의 '남성용' 재킷인 탓에 이를 리콜 범위로 한정하고 있는 것.

본보 확인결과 해당 제품의 여성용 재킷도 남성용과 동일한 내피가 사용됐다. 여성용에도 발암물질 검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해당 발암물질인 아조염료는 경우 합성섬유에서 검출되는 대표적인 발암성 물질이다. 환경규제가 엄격한 독일의 경우 1996년부터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에서도 2003년부터 아조염료를 30ppm 초과함유한 섬유 및 가죽제품의 유통을 금지시키고 있다.

캐나다 국립보건원 프랑스 라브레슈 박사는 유방암 환자 556명과 다른 종류의 여성 암환자 613명 등 1169명(50~75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업적으로 아크릴과 나일론 등 합성섬유에 노출된 여성의 유방암 위험이 각각 7배,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해 4월 발표한 바 있다.

여성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진 만큼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온라인 상에는 "여성복은 리콜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리콜에서 제외됐다", "내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불안하다"는 등의 의견을 손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문제가 된 제품의 경우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의 안전성 인증 마크인 'KC마크'까지 달고 있어 전 아웃도어 재킷으로 번질 모양새다.

현행 가정용 섬유제품 안전품질표시기준에는 아조염료와 포름알데히드, 유기주석화합물 등 8~9종 정도의 성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하나인 아조염료가 들어있는 재킷이 'KC마크'를 단 채 버젓이 유통돼 기표원의 역할과 제도의 신뢰성에 의문 부호가 형성되는 것.

◆ 'KC마크' 신뢰성 하락…전 아웃도어 제품으로 불안감 확대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원단은 정부 인증업체의 사전 테스트에서 문제가 없었다"며 "2차 주문한 원단에 아조염료가 검출된 것으로 이 원단으로 470벌 정도의 제품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3600세트 전량 리콜에 들어갔지만 여성용은 테스트 결과 문제 없는 것으로 나타나 리콜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웃도어 전 제품에 대한 조사 및 단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회사원 정모씨는 "발암물질이 범벅된 제품이 버젓이 'KC마크'까지 달고 유통됐다"며 "문제가 있는 제품이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것 자체가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주부 박모씨는 "일부 제품만 검사했는데도 발암물질 20배 검출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는데 다른 제품들을 전부 살펴보면 그 비율은 상당히 올라가지 않을까 추측된다"며 "소비자들의 불안함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도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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