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건물로 불러 입금 받고 잠적…끊이지 않는 중고거래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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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건물로 불러 입금 받고 잠적…끊이지 않는 중고거래 사기
  • 인터넷팀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4월 15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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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1천400여명, 조직적 범행 의심…전국 경찰서 수십곳 신고 접수
경찰 "'사이버캅'에서 사기이력 조회해야…금융기관 아닌 대출 주의"
중고거래 사기꾼들이 범행에 활용한 위조 신분증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주에 사는 직장인 김모(34)씨는 지난달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을 통해 삼성 갤럭시탭을 직거래하기로 하고 판매자가 알려준 한 오피스텔 건물로 찾아갔다.

그러나 판매자는 뒤늦게 "집에 딸이 혼자 있는데 세상이 흉흉해 대면 거래는 꺼려진다"며 입금이 되면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줄 테니 문 앞에 둔 물건을 가져가라고 제안했다.

김씨는 결국 110만원을 우선 입금했지만 이후 판매자가 알려준 비밀번호로는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는 그제야 사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직장인 김모(27)씨 역시 이달 초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양도받으려 했지만 결국 사기를 당했다.

콘서트 티켓 거래의 경우 판매자 본인이 예매자임을 인증하기 위해 판매자가 신분증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위조 신분증까지 만들어 속인 탓에 김씨는 약 70만원을 날리게 됐다.

최근 이처럼 위조 신분증과 대포통장을 활용한 조직적인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 신고가 전국 경찰서 수십 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자들은 배후에 범죄 조직이 있다고 주장하며 단체채팅방을 개설해 사기 행각에 쓰인 신분증과 계좌 정보를 공유하고 연결성을 확인하는 등 집단 대응에 나섰다.

직장인 김모(34)씨가 사기꾼과 주고받은 메시지
[김모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현재 단체채팅방에 모인 피해자는 1천400여명, 자체 추산한 피해 금액은 9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동일 계좌에서 발생한 사건은 사이버사기 사건 병합수사 지침에 따라 특정 경찰서로 이송해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일부 계좌 건에 대해서는 집중 수사 대상으로 지정해 강원경찰청 등 시·도경찰청으로 이송해 수사 중이다.

이들의 사기 수법은 전형적이다.

주로 물건을 팔겠다며 계좌를 통해 돈을 입금받은 뒤 잠적해버리는 식인데, 피해 물품은 카메라,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임영웅·성시경·나훈아 또는 아이돌 등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 등으로 다양하다.

중고거래 사기꾼이 범행에 활용한 메시지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피해자들이 사례를 취합해 자체적으로 비교·분석한 결과 사기꾼들은 위조 신분증을 만들어 수십 개 명의를 도용해 수백개 계좌를 개설하며 조직적으로 범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인터넷을 통해 물품을 직거래할 경우 경찰청 '사이버캅'에서 판매자의 사기 이력을 조회하고 가급적 안전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명의도용 대포통장과 관련해서는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은 대출 행위와 신분증, 통장 대여를 하지 않아야 조직적 거래 사기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중고거래 사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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