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신사업' 집중…'큰 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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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회장, '신사업' 집중…'큰 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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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5일 충북 청주에 위치한 이브이시스(EVSIS)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방문해 전기차 충전기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사진=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3월 신사업 핵심 시설인 이브이시스(EVSIS)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방문해 전기차 충전기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롯데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줄곧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과 함께 위기극복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17년간 이끈 민간 외교 단체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결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행보는 당장 성과가 가시화하지 않더라도 미래 기회를 선점하고 위기를 돌파하려는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롯데의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을 꼽으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신사업 메타버스 △ABC(AI, Big Data, Cloud) △모빌리티(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 테마로 전시관을 설치하고, 주주들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CALIVERSE)'와 그룹 인공지능(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 등 신사업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신 회장은 올 초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 경제 저성장, 국내외 정치적 이벤트 등으로 과거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진단하며 "그룹 전체가 경영 환경 변화를 주시해야 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한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커머스 강세 등 급격한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위기 대응을 위한 업무효율화는 필수적"이라며 "롯데도 롯데마트‧슈퍼 통합 등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인 동시에 성장동력이 되어 줄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의 미래 먹거리 키워드로 지목된 '바이오앤웰니스'는 그룹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담당한다. 롯데는 바이오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낙점하고 지난 2022년 6월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 바 있다. 지난달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에도 선임되면서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여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바이오 플랜트 착공하고 오는 2030년까지 3개의 바이오 플랜트를 완공해 의약품을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단 목표다.

롯데의 또 다른 성장동력 키워드인 '모빌리티'는 계열사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의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사업과 연관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핵심 정보기술(IT)을 통해 롯데그룹을 비롯한 고객사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라이프플랫폼 등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며 그룹 미래 혁신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2021년 메타버스 전문회사 '비전VR'을 인수 후 사명을 '칼리버스'로 변경한데 이어 2022년 전기차 충전 전문회사 '이브이시스(EVSIS)'를 인수한 바 있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는 롯데의 신사업을 위한 핵심 카드로,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칼리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등을 극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 박람회 'CES2024'에서 선보인 바 있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CES 2024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방문해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 관계자는 "예를 들어 메타버스 칼리버스를 활용해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가전을 초실감형으로 실내 배치 가능하기 때문에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선호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며 "대기업 가전제품 매장과 비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브이시스의 전기차 급속 충전기 사업도 신 회장이 챙기는 핵심사업이다. 이번 CES 2024에서 일반 승용차를 완전히 충전하는 데 5분밖에 소요되지 않는 1메가와트(㎿)급 충전기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며, 롯데만의 급속·초급속 충전기 경쟁력을 공개했다. 이 같은 급속·초급속 충전기로 국내를 비롯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뿐 아니라 롯데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롯데마트, 롯데백화점에 전기차를 몰고 온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는 동안 지하 주차장에서 배터리 풀충전이 가능하게 된다"면서 "고객들이 롯데를 선택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뉴라이프플랫폼'은 오카도 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5년 부산에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첫 번째 자동화물류센터(CFC)를 오픈한다.

부산 강서구 CFC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왼쪽 다섯번째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팀 스테인 오카도 CEO,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등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곳에서는 데이터 및 AI에 기반을 둔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는 물론, 상품 피킹과 패킹, 배송 노선을 고려한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상품 집적 효율성을 높여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두 배가량 많은 상품을 취급하고, 배송 처리량도 두 배가량 늘어난다. 

신 회장은 "오카도 협업을 통한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는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서울, 수도권 등을 포함한 지역에서 6곳 자동화물류센터(CFC)를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사진=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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