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명동 다이소‧올리브영, '외국인 인기 쇼핑명소' 맞네…매장마다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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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명동 다이소‧올리브영, '외국인 인기 쇼핑명소' 맞네…매장마다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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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5일 금요일 오후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이미현 기자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지난 5일 금요일 오후 명동거리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BTS의 노래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끝에 스쳤다. 명동 노점상들이 양쪽으로 늘어서서 삼겹살구이, 회오리감자, 호떡, 계란빵 등 각양각색의 길거리 메뉴를 선보이며 걸어가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중국어, 일본어, 영어는 물론 어느 나라 언어인지 모를 생소한 외국어까지 귓가에 들어왔다. 

이날 명동 중앙길은 넘쳐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앞으로 나아가려면 줄을 서서 천천히 걸어가야 할 정도로 북적였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명동거리는 포근한 날씨와 함께 완연한 봄이 찾아온 모습이었다.

명동 환전소도 북적였다. 사진=이미현 기자
명동 환전소도 북적였다. 사진=이미현 기자

외국인 관광객 손에는 '올리브영'과 '다이소'의 쇼핑백이 들려 있는 모습이 눈에 쉽게 띄었다. 올리브영과 다이소가 외국인들이 명동에 오면 꼭 찾는 쇼핑명소로 자리를 꿰찬 모습이었다. 실제 올리브영 쇼핑백을 든 외국인 관광객 무리가 다이소 매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다이소 매장 내부엔 이곳이 한국이 맞는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계산을 도와주는 직원 몇 명을 제외하곤 한국인은 없는 듯했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은 "다이소에는 싸지만 필요한 아이템들이 많다"고 언급하며 들뜬 모습으로 자신의 카트를 가리켰다. 그러면서 "계속 물건을 집어넣게 된다"고 말했다.

다이소 명동본점 뷰티 코너에서 구경 중인 외국인 관광객 모습. 사진=이미현 기자

다이소 명동본점은 기자가 다녀본 다이소의 다른 지점과 비교하면 공간 대비 '뷰티(화장품) 코너'가 강화된 모습이었다. 해당 코너에서 물건을 구경하려면 다소 몸싸움을 해야 할 정도로 외국인들이 몰려 있었다. 

다른 외국인 관광객은 "여기엔 우리나라에 없는 신기한 뷰티템이 가득하다"라며 '실리콘 마스크 시트'를 뭉텅이로 집어 들었다. '쓸어 담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이들 카트엔 쇼핑 물건들이 채워졌고 다이소 계산대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형성됐다.

다이소 명동본점 계산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 사진=이미현 기자

다이소 관계자는 "명동본점이나 명동역점이 다른 매장과 비교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상권이라 이곳에 맞게 운영을 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에게 'K-뷰티'나 'K-식품' 등이 인기가 많고 지인들 선물용으로 많이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상품의 비중을 늘렸다"고 말했다.

이어 "명동 상권이 엔데믹 이후에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작년 2023년 외국인 카드 결제 건수는 전년 대비 무려 90% 뛰어 올랐고 외국인 결제 금액 역시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올리브영 명동 매장이 외국인들로 북적인다. 사진=이미현 기자

다이소 근처 올리브영 매장은 화려한 인테리어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들이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찾으려는 상품을 쇼핑백에 넣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여기서 마스크, 스킨케어 화장품 등을 10만원 넘게 샀다"며 "한국 화장품 좋다"고 엄지를 올려 세웠다. 

이곳 올리브영 명동점도 다이소처럼 모든 쇼핑객들이 외국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최대 규모로 관광 상권 대표 매장인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이곳 일평균 방문 객수는 약 3000명에 달하고 방문 고객의 약 90%가 외국인 고객이라는 게 올리브영의 설명이다.

올리브영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점을 고려해 매장 내 안내 서비스를 영·중·일 3개 국어로 확대했다. 올리브영 명동 타운 전용 모바일 페이지를 통해 층별 안내를 포함한 매장 지도와 외국인 인기 브랜드 위치 등을 3개 국어로 제공한다. 또 매장 내 모든 상품의 전자라벨에 상품명을 영어로 표기해 상품 탐색을 쉽게 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 1월~10월까지 명동 상권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840%가량 신장했다. 코로나 이전엔 유커를 중심으로 중국인의 구매 비중이 컸지만, 올해는 동남아와 영미권, 일본인 고객들까지 매장을 찾으면서 고객층이 전 세계로 확장하는 추세로 분석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K-콘텐츠를 통해 K-뷰티를 접하거나 글로벌몰을 통해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을 경험한 외국인들이 매장을 방문해 K-뷰티를 직접 체험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명동타운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전용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뷰티 원브랜드숍 홀리카홀리카 매장 내부 고객 없이 텅빈 모습. 사진=이미현 기자

반면 원브랜드숍은 명암이 엇갈린 모습이었다. 한때 중국인들의 큰 손들로 늘 북적였던 '네이처리퍼블릭'과 '홀리카 홀리카' 브랜드숍 내부는 텅비었고 '에뛰드하우스',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매장은 길거리에 넘쳐나는 인파와 대조적으로 한적했다. 확실히 과거 전성기를 누렸던 옛 명성을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곳 한 브랜드숍 매장 직원은 "요즘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져서 이전처럼 매장에 들어오라고 중국어, 일본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부분 스쳐 지나간다"며 "들어오는 경우는 열 번 중 한 두 번 정도뿐"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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