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김경원 교수, '학제간 융합연구 기반 자살 고위험군 예측 방법론'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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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김경원 교수, '학제간 융합연구 기반 자살 고위험군 예측 방법론'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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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청소년의 자살 예방을 위해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활용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자살이 주요 사망 원인인 우리나라의 아동 청소년 자살 생각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학제 간 연구로 90.1% 예측 정확성 달성
인천대 무역학부 김경원 교수                유한대학교 신수민 교수
인천대 무역학부 김경원 교수               유한대학교 신수민 교수

컨슈머타임스=안우진 기자 | 한국의 아동청소년 설문조사 데이터를 입력하면 자살생각을 하는 고위험군을 90.1%라는 높은 정확도로 실시간 예측할 수 있는 연구논문이 국립 인천대학교 김경원 교수와 유한대학교 신수민 교수에 의해 발표됐다. 이 논문은 Psychiatry 분야에서 Top 5% 안에 드는 세계적 권위를 지닌 SCIE 국제 저명 학술지 'Asian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됐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인 동시에 저출산 고령화라는 문제를 함께 겪고 있다. 2022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5.7명(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이며 10~19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은 1위로 그중에서도 10대 남성의 자살 증가율은 18.8%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가파르다.

대한민국은 자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대응하기 위해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가 협력해 다양한 자살 예방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04년부터 자살예방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으며 정부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포함시켰다. 또한 자살 시도자에 대한 지역사회 내 다양한 사회서비스 연계율을 높이고 응급실 사후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2022년에는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존중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자살예방법을 개정한 바 있다.

2020년 통계에 따르면 10대의 자살 동기는 남녀 모두 정신적 어려움이라고 보고됐다. 자살 생각은 자살 계획이나 시도의 중요한 전조증상 중 하나이며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의 15.6%가 1년 이내에 자살을 시도하고 31.8%는 인생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자살 고위험군에 대해 빠르게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면 자살을 적극적으로 예방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머신러닝 또는 딥러닝은 보건 및 의학 분야에서 진단 및 질환에 대해 예측하는데 사용돼 왔지만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분석이 아직 다소 생소하고 잘 활용되지 못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자살 생각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의 분석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Data-driven 자살예방 정책을 도출할 수 있는 방법론의 지평을 넓히고 자살 생각 원인의 과학적 파악에 기여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수집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학습해 자살 생각과 관련된 모든 관련성 패턴을 반영한 모델을 생성한 후 미래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 아동청소년의 자살생각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실시간 예측할 수 있었다.

또한 슬픔과 우울증이 있는 아동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자살 생각을 25배 이상, 그리고 불안, 외로움, 욕설 경험이 있는 아동청소년은 자살 생각을 7배 이상 많이 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러한 접근은 인공지능이 아동청소년의 자살 생각 징후를 식별하고 미래에 고위험군의 아동 청소년을 예측하는데 매우 유망한 결과를 보여줬으며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융합 또는 학제간 연구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이터 기반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연구를 진행한 인천대학교 김경원 교수는 "인공지능이 다양한 비즈니스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고 우리 삶의 많은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국가가 실효성 있는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작동하기 위한 분야들에는 많이 활용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미래 세대의 핵심 주역인 아동청소년 뿐 아니라 일반 성인, 노인 등 다른 연령대의 자살까지도 빠르게 예측하고 대응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자살의 원인을 정량적으로 제시해 사회보장이 필요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고 말했다.

2017년에 발표된 래퍼 로직(Logic)의 노래 '1-800-273-8255'는 미국의 자살방지센터(National Suicide Prevention Lifeline)의 실제 상담 핫라인 번호에서 따온 제목이다. 미디어에 가장 많이 노출된 2017년 8월 27일 음악 전문 방송사 MTV 비디오 뮤직어워즈, 2018년 1월 28일 최고로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에서의 두 차례 공연 이후 총 34일 동안의 자살방지센터로 걸려온 자살 관련 상담 전화 건수가 수천 건 급증했고 발생한 자살 건수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자살 예방을 위해 효과적인 정부 이니셔티브를 설계하고 민관 파트너십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동청소년에게 실질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자살예방 캠페인이나 문화예술 콘텐츠를 활용한 소프트한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동청소년의 자살 충동을 조기에 파악하고 실질적 대응 및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 역시 위험 예측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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