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악화·실적부진' 유통가…봄인데도 '구조조정' 칼바람
상태바
'업황악화·실적부진' 유통가…봄인데도 '구조조정' 칼바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유통가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국내 대표 유통 기업 롯데와 신세계가 '점포정리', '성과 중심 인사 배치' 등 효율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우선 롯데쇼핑은 최근 김상현 부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비효율 백화점 점포 리포지셔닝(재조정) 검토'를 공식화하면서 점포 정리에 본격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포지셔닝 대상 점포로는 수년간 실적이 좋지 않았거나 이미 '세일앤리스백'을 진행해 유동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점포들이 꼽힌다.

롯데쇼핑은 이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낸 영업보고서에서 백화점 사업 전략에 대해 "비효율 점포의 경우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적의 리포지셔닝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의 국내 백화점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2개다. 신세계(13개), 현대(16개)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많다. 매장 수에 따른 순매출은 롯데가 앞서지만, 순매출을 점포 수로 나눈 점포당 매출은 537억원으로 2000억원대인 신세계와 1000억원대인 현대보다 낮다. 

이는 롯데에 비효율 점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전국 점포별 매출에 롯데는 잠실점과 본점 등 주력 대형점 매출만 증가했고 지방의 소규모 점포들은 대부분 성장하지 못했거나 역성장했다. 고급화 전략에 취약한 지방 백화점들은 온라인, 아울렛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심화에 따라 매출 감소로 나타나고 있단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롯데처럼 서울, 경기, 지방에 매장수를 경쟁적으로 늘리는 출점 전략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일례로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타이틀이 강남점이라고 하기엔 규모도 작을뿐더러 백화점 내부 한가운데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확장, 리모델링하기도 어려운 구조로, 이러한 곳이 전국 곳곳에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와 현대의 경우는 주요 상권에 대부분 넓은 면적의 대형점포 형태로 출점하고 있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롯데는 2020~2023년 백화점뿐 아니라 면세점, 마트, 홈쇼핑, 하이마트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통한 몇 차례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도 백화점 부문에서 비효율 점포를 대상으로 점포 정리에 돌입할 수 있단 관측이다.

롯데쇼핑의 부문별 전체 매출 비중은 작년 실적 기준으로 할인점(39.4%), 백화점(22.7%), 전자제품(17.9%), 슈퍼(9.0%), 홈쇼핑(6.5%), 영화상영업(3.9%), 이커머스(0.9%) 순으로, 할인점과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효율화 작업은 필요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도 올해 대대적인 업무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것을 공식화했다.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창사 이례 처음으로 이마트도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한편 그룹 전체 실적을 깎아 먹는 신세계건설에 대한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기존 대표 대상으로 '경질'이라는 표현을 내걸면서 신세계는 물론 업계 전반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신세계는 위기를 회사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경영 성과가 저조한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을 수시로 평가해 엄정한 인사를 단행하며 실적을 개선 시켜 나가겠단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아울러 실적이 저조한 G마켓, SSG닷컴 등 온라인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업무 효율화 작업이 한 차례 더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 같은 업계 전반에 부는 구조조정 이슈와 한발 떨어져 있다. 

장호진 대표는 주총에서 "지난 11월 그룹 단일 지주사 체제 구축을 통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자회사로 편입시켜 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아우르는 지배구조를 완성했고, 지주사 체제의 경영기반을 바탕으로 위기상황에 대비하고 사업안정화를 추구하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을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력 백화점 부문에서도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비롯한 칼바람 인사와 관련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