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해 자율배상이 결정된 영향이다.
KB금융의 실적 악화가 가장 크게 나타나고 우리금융이 가장 적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에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이면서 금융지주의 하반기 순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를 총 4조5818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4조9015억원)보다 6.5% 감소한 수치다.
KB금융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한 1조3380억원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 1조3153억원(-7.0%), 하나금융 9463억원(-14.7%), 우리금융 8720억원(-7.9%)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홍콩 ELS와 관련 자율배상이 결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4대 금융지주의 주요 은행들은 지난달 정기 이사회 등을 통해 홍콩 ELS 자율배상을 의결했다. 하나은행은 일부 투자자와 합의를 거쳐 29일 은행권 최초로 배상금을 지급했다고도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홍콩 H지수 ELS 관련 검사결과 및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르면 23.12월 말 기준 ELS 판매잔액은 은행 15.4조원, 증권 3.4조원으로 총 18.8조원이다.
이중 24년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전체 잔액의 80.5%인 15.1조원이며 은행이 13.1조원 증권이 2.0조원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8.2조원 수준으로 홍콩 H지수 기초 ELS판매 잔액이 가장 많으며 우리은행이 가장 적었다.
발표된 손실현황은 24년 1~2월 만기도래액 2.2조원 중 53.5%인 1.2조원이며 은행이 1.0조원, 증권이 0.2조원 수준이다. 1~2월에 만기가 도래한 홍콩 H지수 기초 ELS는 21년 1~2월에 판매된 ELS로 현재 홍콩 H지수는 3년 전 대비 50% 정도 하락한 상태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상비율을 40%로 가정할 경우 KB금융은 1조원, 신한지주 및 하나금융은 각각 3300억원, 1890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우리금융의 경우 홍콩 H지수 기초 ELS 판매금액이 적어 배상금액이 60억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B금융의 경우 상반기 만기도래 물량의 배상 비용을 1분기와 2분기로 나누어 실적 영향을 최소화 할 것으로 추정했다.
우 연구원은 "홍콩 H지수 ELS 배상규모가 1조원 수준으로 절대 규모 측면에서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이 금융사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향후 금융기관의 금융상품 판매의 경우 좀 더 보수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은행의 비이자이익, 증권의 WM부문에 대한 성장 기대감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기준금리의 인하 시기가 7월께로 예상되면서 1분기 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까지 순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 연구원은 "은행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요인은 금리이다. 은행 대부분의 수익이 이자이익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자이익은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하반기부터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이자이익은 대출자산과 순이자마진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대출자산의 증가로 마진하락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그는 "금리 하락에 따라 NIM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은행마다 대출포트폴리오, 자산성장, 저원가성예금 비중, 시장경쟁 등 요인에 따라 회사마다 NIM 절대 수준과 변동 폭에서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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