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때문에'…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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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때문에'…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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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항공
사진제공=대한항공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대한항공이 최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조건부 승인'을 얻어냄과 동시에 추진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과정에서 '몸값'을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이는 인수후보자로 거론되는 항공사들이 각자의 셈법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몸값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매물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매각 자체가 불발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원점으로 돌아가고 다시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올 것이란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몸값을 두고 매각 측과 인수 측이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를 볼 수 있을지가 이번 거래 성사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부 매각 주관사 UBS는 최근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인수 후보 대상자들은 이달 28일 오후 2시까지 자금 조달 계획서와 사업계획서 등을 포함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대한항공은 인수 후보들 중 최종인수후보군을 선별한 후 본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은 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 후 자회사 편입 후 진행돼야 하지만 EU에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매각을 위한 입찰 대상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업계에 거론되는 인수후보군으로는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등이 있다.

하지만 막상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유력 후보로 여겨졌던 제주항공이 이번 인수참여와 관련해 선을 긋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선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화물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년 채 되지 않아 화물운송 매출이 전체 매출의 2∼3% 수준인 제주항공의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할 경우 1조원 매출 규모로 단숨에 몸집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현재로서는 매력적인 매물로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5000억원~7000억원)에 부채(1조여 원)까지 고려했을 때 제주항공에 시너지를 줄 수 있을지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11대 중 3대는 임대이고 나머지는 연식이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주항공은 이커머스 시장의 소형 화물을 중심으로 화물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와 방향성도 틀리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제주항공이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만약 몸값을 두고 항공사 간의 줄다리기가 오래 이어질 경우 대한항공 측은 EU의 조건부 승인을 얻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마지막 심사 관문인 미국경쟁당국의 승인 여부도 아시아나항공 사업부 매각이 어느 정도 구체화돼야 승인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이외 인수 후보 항공사들도 셈법에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참여 여부와 관련해선 에어프레미아 측은 "화물사업에 관심있다"고 밝혔고, 이스타항공 측은 "화물 관련해서 확답하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대한항공은 올해 10월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자를 선정하고 EU의 승인을 얻은 후 올해 안으로 미국 승인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예비입찰이 진행되어야 미국경쟁당국에서도 승인 해 줄 것이란 관점이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불발 되지 않게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가격은 실적을 기반으로 추정한 것일 뿐 실제 가격은 적정 평가 가치에 따라 입찰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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