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13년' 라면 도전 성공할까…"'건면'만으론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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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13년' 라면 도전 성공할까…"'건면'만으론 역부족"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2월 06일 0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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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바른먹거리'를 지향하는 풀무원의 도전이 라면 시장에서는 도통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13년째 라면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풀무원은 서울시와 협업한 '서울 라면'을 선보이며 시장 열세 극복에 나서고 있다.

풀무원은 서울시와 협약을 통해 '건강하고 매력적인 서울 사람들이 먹는 라면'이라는 콘셉트로 로스팅 서울라면·로스팅 서울짜장 2종을 선보였다. 

이들 라면은 제품 콘셉트에 걸맞게 튀기지 않은 '건면'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분말스프는 로스팅 공정으로 재료의 선명한 맛을 살려 재료 본연의 맛을 구현했다.

풀무원이 서울시와 손잡고 협업 제품을 선보인 것은 국내 라면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끌어올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K-라면이 글로벌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풀무원 제품을 알려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풀무원은 2011년 '자연은 맛있다'라는 브랜드로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2017년에는 '생면식감' 브랜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라면 제조사 점유율은 농심이 55.51%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오뚜기(22.38%) 삼양식품(11.72%), 팔도(9.0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풀무원은 해당 집계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국내 라면 시장을 이끌어 온 기존 강자들의 입지에 완전히 밀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풀무원의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풀무원이 '건면' 외길만을 고집하는 것도 라면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건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풀무원은 자연은 맛있다, 생면식감 등을 통해 건면 제품만 선보였다. 지난 2020년 입지 확대를 위해 선보인 '로스팅' 라인 역시 전 제품이 건면으로 구성됐다. 

풀무원 로스팅 라인은 정백홍면, 로스팅짜장, 로스팅짬뽕, 돈코츠라멘 등의 제품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누적판매량 6000만 봉을 돌파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로스팅 라인 제품의 4개년 성장률은 약 40% 수준이다. 

이처럼 이전 브랜드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확대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은 건면 시장 자체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어서다. 

농심, 삼양식품 등 라면 강자들도 건면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 또한 풀무원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농심은 올해 2월 기준 신라면 건면, 라면왕 김통깨, 파스타랑 등 13개 브랜드 16개 건면 제품을 운영 중이다. 삼양식품은 '쿠티크 브랜드'를 통해 마라크림파스타·트러플파스타·투움바파스타 등 3종 제품을 내놓으며 건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농심 신라면 건면은 2019년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 약 2억개를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농심 건면 매출액이 연 1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서울라면을 비롯해 인기 유튜버 입짧은햇님을 로스팅짜장 모델로 선정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풀무원 건면의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강을 고려한 건면 제품의 니즈가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건강보다는 '맛있는 라면'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고, 건강을 고려한 소비자도 맛까지 갖춘 제품을 원한다"며 "풀무원이 단순히 건면만으로는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반등을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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