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은행권이 해외여행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외환거래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환전 거래' 1인자를 탈환하기 위한 무한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락인 효과'(먼저 사용한 플랫폼을 계속해서 사용하게 하는 효과)를 누릴 최후의 승자는 누가될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 달 새로운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인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토스뱅크가 외환서비스 출시를 선언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늘어나는 해외여행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한 하나카드의 체크카드 '트래블로그'가 업계서 선전하자 다른 은행권 카드사 등도 여행객의 편의성을 증대시키는 유사한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7월 출시한 트래블로그는 환율 100% 우대를 26종 통화에 지급하면서 환전 수수료와 해외이용수수료가 없어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여행 시 소지해야 하는 필수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작년 연말 기준으로 출시 1년 반 만에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하고 누적 환전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트래블로그의 인기는 여행 시 현지에서 현금을 직접 소지하지 않아도 어플을 통해 추가 환전이 가능한 점 등의 편의성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가입자 수 300만명을 넘어선 트래블로그 서비스는 수수료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손님의 편의와 혜택을 극대화해 모두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트래블로그를 치켜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카드는 해외결제 시 자동환전과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 기능 외에도 '자동충전' 기능을 새로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도권 지역 39개 지점을 포함한 전국 하나은행에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의 즉시 발급도 가능하도록 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토스뱅크도 최근 외환서비스 출시를 발표했는데, 외화통장 거래 시 '평생 무료 수수료'를 선언했다. 외화통장을 만들어 연계된 체크카드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17개 통화를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 통장은 출시 후 6일 만에 30만 좌를 돌파했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14일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장 많은 종류인 30종의 통화에 환율우대 100%를 제공하며 그 외에도 해외결제 및 인출 수수료 면제, 환전 후 잔액 우대금리 제공 등의 혜택을 예고했다.

하나은행의 트래블로그에 이어 토스뱅크와 신한은행까지 당분간 업계 1위를 노리는 여행객 환전 서비스 경쟁 양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카카오뱅크 등도 이와 유사한 외환거래 서비스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권에서 이 같은 '수수료 무료 정책의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 및 수익성의 확보가 가능한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타사와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 후발주자로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토스뱅크의 경우에도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비이자 수익을 내겠다고 발표했지만, 환전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지가 모든 금융사 서비스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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