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만 찍는 야속한 외국인 관광객에 면세점 업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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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만 찍는 야속한 외국인 관광객에 면세점 업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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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 여행 수요는 회복, 매출은 여전히 부진
매출 부진 원인, '큰손' 중국인 단체관광‧보따리상 감소 때문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 개별관광객 공략 계획…"사실상 회복 어려워"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국내로 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른바 '핫플레이스'에서 인증샷만 찍고 물건은 사지 않는 통에 국내 면세점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 여행 수요가 회복 추세지만 국내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이는 국내 유명 화장품 위주로 싹쓸이해가던 중국 보따리상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큰손 왕서방으로 불리던 중국인들의 단체 관광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면세점 업계는 올해에도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수는 538만332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으로부터 벌어들인 누적매출은 10조188억원 수준이다.

이는 정점을 찍었던 2019년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수 2001만6150명,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액 20조8129억원을 달성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점진적으로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수 증가와 함께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수는 절반 넘게 감소했다.

연도별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수를 살펴보면 2020년 328만8417명을 기록했다가 2021년 66만5579명, 2022년 156만3046명으로 급감했다. 외국인 매출액은 2020년 14조5854억원, 2021년 17조54억원을 기록했다가 2022년 16조3901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가라앉아 있는 면세점 분위기와 다르게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일일 여객이 연내 2019년 수준으로 복귀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관광객 수가 살아난 것이 면세점 매출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인천공항 일일 여객은 20만2554명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인천공항 일일 평균 여객이 19만4986명인 점을 고려할 때 인천공항 여객 수요는 1월을 기점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면세점 업계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실적 부진 원인으로 중국 보따리상과 중국인 단체관광객 감소를 꼽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지난해 중국 보따리상에게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주는 송객수수료를 종전의 40%대에서 30%대로 낮췄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보따리상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중국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업계 큰손으로 통하던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신 개별 관광객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국내를 찾은 개별 관광객은 MZ세대가 대세로 통 크게 지갑을 여는 것과 달리 소소한 쇼핑을 즐기며 국내 핫플레이스에서 인증샷을 올리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면세점 업계는 대응책으로 국내 개별 관광객 잡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70%에 육박하기 때문에 면세업계의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만 목을 맬 수 없으니 내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개별 관광객을 공략하고 있고 충성고객을 잡기 위한 제휴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적 회복 전망과 관련해선 "올해 엔데믹 되었고 단체관광 허용되지만 실상은 팬데믹 수준과 변한 것은 없다"며 "일단 중국 현지 경제 회복이 아직도 불투명할뿐더러 특히 단체관광이 허용되긴 했으나 수요가 없는 탓에 전세기 자체가 전무한 상황으로 올해 안에는 매출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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